먼저 고양이의 본성을 알아야 합니다
사람과 고양이는 언제부터 함께 살았을까요? 자료에 따르면 최소 9,000년 전 고대 중동 지역에 농업이 발달하기 시작했을 때였다고 해요. 사람과 함께한 시간이 오래되긴 했지만 고양이 특유의 예민 하고 까다로운 성격 때문에 고양이를 키우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아요. 고양이의 마음을 제대로 알려면 먼저 동물학적 관점으로 바라 봐야 합니다. 고양이 습성 및 본능, 신체적 특징에 대해 아는 만큼 고양이의 행복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에요. 고양이를 이해하기 위해 꼭 알아야 하는 기본 지식을 알아봅시다.
고양이 습성과 본능 5가지
야생의 육식 사냥꾼, 작은 맹수!
고양이의 귀엽고 깜찍한 외모, 사뿐사뿐한 걸음걸이를 마주하는 집사의 마음은 사르르 녹아버립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어요. 바로 고양이는 동물 중에서도 육식성이 가장 강한 고양잇과라는 사실!
언뜻 보면 개보다 몸집이 작아서 마냥 약할 것 같지만, 사실 고양이의 사냥꾼 본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한번 물면 놓지 않는 날카로운 송곳니와 매서운 발톱, 자신의 키 5배 이상 높이도 가볍게 뛰어오르는 점프 실력과 달리기는 시속 48km의 빠른 속도로 사냥감을 잡는 데 최적화되어 있어요.
그래서 집고양이라 하더라도 매일 30분 이상 사냥 놀이로 사냥 본능을 마음껏 표출하게 하고, 캣타워 등을 활용해 상하 운동을 충분히 할 수 있게끔 해줘야 한답니다. 또 자기의 영역과 공간을 지키려는 본능이 강하기 때문에 낯선 사람이나 동물에게 경계심과 적대감이 강하고 함께 지내는 동물과 영역 싸움을 할 수 있어요.
우수한 신체 능력과 뛰어난 감각기관
고양이는 한 뼘이 채 되지 않는 좁은 울타리 위, 담벼락 위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걸어가는 우수한 균형 감각과 몸길이의 최대9배 이상의 높이에서 떨어져도 무사히 착지하는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어요. 특히 고양이는 ‘고양이 액체설’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연함을 자랑합니다.
작은 상자나 어항 같은 좁은 공간에 쉽게 들어가는 고양이의 비밀은 바로 쇄골에 있다고 해요. 고양이 쇄골은 뼈가 아닌 근육과 연결되어 있고, 크기도 매우 작아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집 안에서 고양이가 닿지 못할 곳은 없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하세요. 특히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떨어뜨려 깨질 수 있다는 점도 늘 주의하세요. 우리 손에는 닿지 않는 곳도 고양이에겐 식은 죽 먹기 일테니까요. 고양이 신체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뒤에서 설명할게요.
종잡을 수 없는 변덕 대마왕
기분 좋은 듯 집사의 빗질과 스킨십을 즐기다가 어느 순간 표정을 바꾸고 공격해 오는 고양이의 변덕. 집사라면 모두 경험해보았을 거예요. 평소와 다름없이 잘 놀다가 갑자기 물거나 공격하는 고양이 때문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억울한 마음이 들 때도 있죠. 하지만 이런 고양이의 변덕에는 저마다 이유가 있을 수 있답니다.
특히 한 살 이하의 어린 고양이라면 공격의 의미보다는 고양이 습성으로 볼 수 있어요. 이는 공격보다는 이갈이나 장난에 가깝기 때문에 너무 서운해하지 마세요.
만약 스킨십에 익숙한 고양이가 어느 날 유난히 공격적인 행동을 보인다면 질병이나 부상으로 통증을 느끼기 때문일 수 있으니 고양이의 행동을 잘 관찰해보세요. 고양이는 좋고 싫음이 분명한 동물이에요. 따라서 급작스러운 행동 변화를 공격이 아니라 의사 표현이라고 생각해보세요.
까칠한 예민 보스
영역 동물인 고양이는 다른 반려동물보다 생활공간의 변화를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여요. 때때로 집사가 무심코 새로 들여온 물건이나 가구에도 스트레스를 받는 게 고양이 습성이랍니다. 우선 화장실이나 사료, 식기처럼 고양이 생활에 밀접한 용품은 자주 바꾸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고양이 용품을 꼭 바꿔야 한다면, 새 용품을 기존 것과 함께 사용하면서 적응할 시간을 주어야 합니다. 특히 사료를 갑자기 바꿨을 때는 고양이 스스로 금식하거나 설사, 구토 같은 증상을 보일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해요.
또 고양이 중에는 유독 자신의 물건에 애착을 보이는 아이들이 있어요. 이런 아이들은 장난감이나 담요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예민한 고양이와 함께라면 물건을 바꿀 때도 가급적 동일한 제품으로 고르고 완전히 익숙해질 때까지 기존 물건을 버리지 않도록 합시다.
독립적인 마이 웨이 스타일
각자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고양이는 독립적인 성격이 강합니다. 역사상 야생 고양이는 무리 생활을 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사냥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개에 비해 동료 의식이나 서열, 주종개념이 거의 없어요.
집사를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존재나 일방적으로 복종해야 할 대상으로 보지 않고, 함께 살고 있는 동료 정도로 인식할 확률이 높아요. 물론 고양이의 세계에도 서열은 있지만 이는 단순히 자신보다 강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뿐이지 자신이 따라야 하는 리더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요.
그래서 고양이는 집사에게 의존하거나 무조건적으로 따르지 않아 훈련하기 어려워요. 고양이를 훈련한다는 개념은 문제 행동을 교정하는 것이며 개를 훈련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고양이 본성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요.
고양이 몸에 대해 이해하기
지금까지 고양이 습성 5가지를 알아봤는데요. 이번에는 고양이의 몸에 대해 알아봅시다.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는 귀여운 눈, 코, 입부터 꼬리, 다리, 발바닥….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지요?
고양이 눈
고양이는 심각한 근시라서 약 6m 이상의 거리에 있는 물체는 구분하기 어려워해요. 빨간색과 녹색을 구분하지 못하는 적록색맹이기도 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고양이에게 부여된 능력이 동체 시력과 야간 시력입니다. 움직이는 사냥감을 포착하는 동체 시력은 사람보다 약 4배, 야간 시력은 사람보다 약 6배 뛰어나다고 해요.
고양이 귀
고양이의 청각은 굉장히 뛰어나요. 사람이 들을 수 있는 범위는 20,000Hz, 개는 45,000Hz인 반면, 고양이는 이보다 더 넓은 범위인 64,000Hz까지 들을 수 있다고 해요. 100m 밖에서 나는 소리를 파악하는 건 기본이고, 심지어 소리를 통해 사냥감의 종류와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고 해요.
고양이 코
후각 하면 개를 떠올리지만, 고양이 후각도 만만치 않습니다. 고양이 후각은 사람보다 약 10만 배 예민해요. 아주 희미한 냄새도 맡을 수 있고 사람은 느끼지 못하는 페로몬도 감지할 수도 있어요. 고양이는 코를 통해 온도를 측정하기도 해요. 고양이 코는 아주 예민해서 약 0.5℃의 온도 차이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고양이 혀
고양이 혓바닥에는 뾰족한 가시 모양의 돌기가 솟아 있어요. 고양이가 핥아줄 때 까슬한 느낌이 나는 이유입니다. 뾰족한 돌기 덕분에 고양이는 엉킨 털을 쉽게 풀 수 있고, 털 깊숙한 곳에 있는 이물질이나 벼룩 등을 잡아낼 수 있어요. 고양이의 혀가 지닌 이러한 특징은 모든 고양잇과 동물들이 지닌 특징 중 하나랍니다.
고양이 수염
고양이의 수염은 특별해요. 고양이는 입 주변은 물론 눈 위, 턱, 앞발 뒷부분 등 몸 곳곳에 수염이 있어요. 이런 수염 주변에는 많은 신경이 지나가요. 따라서 고양이에게는 수염이 감각기관 중 하나이기 때문에 아주 미세한 진동과 기류 변화를 느끼고 주변 물건의 위치, 거리, 물체의 질감, 크기 등을 탐색할 수 있답니다. 어두울 때는 수염의 감각으로 앞을 분간하기도합니다.
고양이 배
고양이 배는 말랑말랑하고 축 처져 있어요. 이는 살이 쪄서 그런 게 아니랍니다. 이 부위를 원시 주머니라고 하는데, 원시 주머니는 배 속 내장 기관을 지켜줍니다. 고양이의 빠른 움직임과 유연성에도 도움을 준답니다.
고양이 피부
고양이는 그루밍을 통해 온몸을 깨끗하게 닦아내요. 하지만 꼬리나 턱 부위는 피지가 많이 나오는데 그루밍하기도 어려운 부위라 종종 여드름이 생기곤 합니다. 여드름을 예방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따뜻한 물수건으로 닦아주고 빗질도 해주면 좋답니다.
고양이 발바닥
색깔에 따라 핑크 젤리, 포도 젤리, 초코볼 등으로 불리는 귀여운 고양이 발바닥! 고양이 발바닥은 말랑말랑하고 탄력이 있기 때문에 높은 곳에서 뛰어내릴 때 받는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해요. 또 발소리를 숨기는 데도 도움을 준답니다.
고양이 발톱
고양이의 발톱은 아주 날카로워요. 덕분에 고양이는 높은 곳도 쉽게 오르내릴 수 있고, 위기에 처했을 때는 아주 강력한 무기로 사용하죠. 다만 유용하다고 해서 깎지 않으면 오히려 고양이가 다칠 수 있으니 2~3주에 한 번씩은 깎아주세요.
고양이 꼬리
고양이에게 꼬리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부위예요. 꼬리는 고양이가 높은 곳에서 떨어지거나 좁은 공간을 걸을 때 균형 잡는 걸 도와줍니다. 또 고양이는 꼬리를 통해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요. 고양이 기분을 알고 싶다면 꼬리의 움직임을 자세히 살펴보면 됩니다.
고양이 항문
고양이 항문에는 항문낭이라는 기관이 있습니다. 이 항문낭에서는 항문낭액이 분비되어 배변할 때 자연스럽게 배출돼요.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어요. 항문낭액이 배출되지 않으면 염증이 생기기 때문에 집사가 직접 짜줘야 합니다. 만약 바닥에 엉덩이를 대고 끄는 일명 ‘똥꼬스키’를 탄다면 항문낭도 체크해주세요.
비마이펫TIP
아직 가축화되지 않은 고양이
고양이는 고대부터 무리 생활 대신 독립 생활을 영위했어요. 사람과 함께 살기 시작했을 때도 개는 사람에게 길들어 썰매견, 목축견, 조렵견 등 사람을 전적으로 도왔던 반면, 고양이는 쥐나 작은 동물을 잡는 정도의 생활을 했습니다. 개와 달리 쉽게 길들지 않은 특성을 지닌 고양이는 아직 가축화되지 않은 동물이라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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