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불꽃놀이 소리에 놀라지 않도록 보호소에 모인 사람들
강아지 불꽃놀이 소리에 놀라지 않도록 모인 사람들
미국 애리조나 주에 위치한 마리코파 카운티 동물보호센터 (Maricopa County Animal Care and Control)는 2018년 7월 4일 좀 특별한 이유로 사람들을 초대했다. 바로 독립기념일을 기념하여 매년 열리는 불꽃놀이 행사에 놀라는 동물들을 안심시켜주자는 이유였다.
불꽃놀이에서 터지는 폭죽 소리는 강아지와 고양이와 같은 소동물에게 많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특히,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긴장감이 높아진 상태에서의 동물들에게는 더 그렇다.
놀랍게도 당시 모인 사람들의 수는 무려 200명이었다. 이들은 담요와 책, 의자 등을 가지고 왔다. 그리고 보호소에서는 장난감, 간식 등을 제공했다.
봉사자들은 불꽃놀이가 진행되는 동안 보호소에 있는 동물들을 안심시켰다. 누군가는 노래를 불러주었고, 누군가는 책을 읽어주었다. 밖에서 폭죽 소리가 나서 몸을 떨며 무서워했던 유기견들은 자신 앞에 있는 활짝 웃으며 말을 걸어주는 사람들을 보면서 조금씩 안정을 되찾았다.
당시 행사에 참여했던 봉사자 에이미 엥겔은 “반려하는 강아지를 혼잡한 곳에 데려가는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혼잡한 곳에서 불꽃놀이가 들리는 것은 더 최악이다.”라며 참가 이유를 밝혔다.
강아지 행복, 사람 기준으로 생각하지 말자
좋은 순간 함께 하고 싶은 반려인의 마음
종종 사람 입장에서의 동물의 행복과 실제 동물을 위한 행복은 참 다르구나 생각한다. 연중 몇 번 없는 불꽃놀이. 별이 보이지 않는 밤하늘에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빛이 나에게 쏟아져내리는 장면. 보고 있으면 왜인지 모르게 벅차오른다.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이라면 특히 생각한다. 집에 혼자 두는 것이 괜히 미안하기도 하고, 이 좋은 순간을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 그래서 강아지를 불꽃놀이 현장에 데리고 나오는 경우가 부쩍 많이 늘어났다.
강아지도 과연 원할까?
강아지의 특성을 고려하였을 때 불꽃놀이 소리가 강아지에게 ‘재밌다’ 혹은 ‘감동적이다’라고 느낄만한 소리는 결코 아니다.
강아지의 청력은 사람보다 뛰어나다. 주파수 범위로 치면 사람은 20~20,000hz를 듣는 반면, 강아지는 67~45,000hz까지 듣는다고 한다. 우리가 못 듣는 초고음을 듣는다는 의미다. 거리로 치면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소리보다 4배 멀리서 들리는 소리까지 들린다고 한다.
이 때문에 사람이 생각하기에 작은 소리에도 강아지는 깜짝 놀란다. 겉으로 보기에 괜찮다고 하더라도 이미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수 있다.
공사 소음으로 폐사한 강아지들도 있어
지난 ’15년 애견훈련학교 근처 공사 소음으로 새끼 강아지 30마리가 모두 폐사한 사건이 있었을 정도이다. 죽음에 이르게 하는 소음 스트레스란 어떤 것일까? 당시 강아지들이 느꼈을 공포는 내가 헤아리기가 어렵다.
덧붙여, 강아지는 노란색과 청색만 구분할 수 있다. 내가 보는 형형색색의 불꽃놀이 화면이 강아지에게 보이는 것도 아니다.
이렇게 반려인은 매일 배우게 된다. 불꽃놀이 날 보호소에 모인 지구 반대편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생각한다. 동물과 함께 하는 것에 있어서 나의 행복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