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사랑한 조선시대 왕들의 이야기
고양이, 옛날에는 키우면 안 된다고 여겨졌다?
어렸을 때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고 엄마를 조른 적이 있었다. 그때 엄마는 ‘고양이는 절대 안 돼!’라고 하시면서 ‘옛날부터 고양이를 키우면 재수 없다는 말이 있다고’라고 하셨다. 어린 마음에 겁이 나면서 ‘우리 조상님들은 왜 고양이를 싫어한거야?ㅠㅠ’라는 생각을 했다.
알고 보니 사실 그렇지도 않다. 백성들의 삶을 다룬 민화에도 고양이가 자주 등장할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의 왕들도 고양이를 아끼고는 했다.
조선의 1등 고양이 집사, 숙종!
조선시대 19대 왕 숙종은 고양이를 정말 아꼈던 1등 집사로 알려져 있다.
숙종의 반려묘는 ‘금손’이라는 이름의 ‘치즈태비’였는데 숙종이 밥을 먹을 때나 잠을 잘 때나 항상 옆을 지켰다고 한다.
그래서 많은 신하들이 숙종의 고양이 사랑을 언급했다.
특히, 숙종과 금손이의 모습은 김시민 <동포집>에 금손이가 잘 묘사되어 있다.
금묘만 가까이서 선왕 모시고 밥 먹었네. 차가운 밤에는 몸을 말고 용상 곁에서 잠들었네. 비빈들도 감히 고양이를 길들이지 못하는데… 임금의 손으로 어루만져 주시며 고양이만 사랑하셨네.
이렇게 각별한 사이였지만 이별은 피해 갈 수 없었다. 숙종의 승하 후, 금손이는 혼자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후, 금손이의 슬픔 또한 잘 기록되어 있다.
고양이가 궁궐 분위기가 이전과는 다른 것 알고 문에 들어서자마자 슬퍼하며 위축됐네… 밥에 이미 마음 없거늘 고기인들 먹으랴.
금묘가 달려가 빈전을 향해 우러르며 통곡했네. 통곡소리 너무 서글퍼 차마 들을 수 없으니 보는 사람 사람마다 눈물 절로 떨구었네.
이후 20일 동안 곡만 하다가 결국 죽었는데, 피골이 상접하고 털이 다 거칠어져서 참혹한 모습이었다.
이렇게 온 궁궐을 슬프게 만들었던 금손이는 죽고 난 후 숙종이 있는 명릉 곁 길가에 묻혔다고 한다.
세조를 구한 고양이 이야기
1등 집사 숙종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세조의 목숨을 구한 고양이에 대한 설화도 있다.
세조는 조카 단종을 죽인 후 심한 피부병을 앓고 있었는데, 상원사라는 절의 문수동자에게 치료를 받고 나았다.
그래서 상원사를 찾아 예불을 올리고는 했는데 법당에 고양이가 갑자기 나타나서 세조의 옷자락을 자꾸 물고 늘어지는 것이다.
이상한 낌새를 느낀 세조는 법당을 살펴보게 했는데 불당 안에 자객이 숨어있던 것이다. 무사히 자객을 물리치고 세조는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고양이 덕분에 목숨을 구한 세조는 상원사에 밭을 하사하고, 고양이 상도 만들었다.
세조의 고양이에 대한 보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왕명으로 고양이를 죽이지 못하게 하고, 서울 근교 사찰에도 묘전을 하사하였다고 한다.
잘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