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반려동물과 산다 마음과 마음으로 통해요

동물과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우리가 동물과 대화를 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당연히 그 이유는 말이 안 통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은 인간이 사용하고 있는 문자언어와 음성언어를 가리킵니다.

물론 보호자들은 반려동물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은 교감을 나누기도 하지만 이는 사람 사이와의 대화와는 분명히 다릅니다.

이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언어를 어떻게 정의하고 이러한 정의에는 어떤 생각이 담겨 있는지에 대해 먼저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인간과 동물의 소통방식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어야 비로소 말이 통하지 않는 동물과 대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죠.

동물과 대화를

다른 언어를 이해한다는 것

영화 <컨택트>는 외계인의 지구 방문을 소재로한 작품으로 외계인의 정체와 방문 목적을 알아내기 위한 언어학자와 물리학자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언어학자는 외계인과 다양한 방법으로 대화와 소통을 시도하지만 인간 언어의 일반적인 기준으로는 외계인의 언어를 해석할 수 없었습니다.

영화 속 언어학자는 인간과 다른 발성과 언어체계를 가진 외계어를 이해하기 위해서 다음 두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영화 <컨택트> 속 외계인의 언어 
  1.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과 직접적으로 교류하고 소통하려는 마음을 가져야한다. 직접적인 교류와 소통없이 다른 언어를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만남이야말로 언어 습득의 출발점이다.
  2. 다른 언어를 알기 위해서는 우리 언어를 중심에 두고 생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인간 언어라는 안경을 벗어던지지 않고는 외계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영화 속 언어학자의 이런 조언은 동물의 언어에 대한 이해에도 기본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동물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

세계적인 영장류학자이자 동물행동학자인 프란스 드 발(Frans de Waal, 1948~)은 지금까지 인간이 지극히 인간중심적인 관점에서 동물을 이해했기 때문에 동물을 오해해 왔으며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관점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인간중심주의를 비판하며 동물에 대해 적극적으로 사유했던 프랑스의 철학자 몽테뉴(Michel Eyquem de Montaigne, 1533~1592)도 이렇게 말합니다.

“그들(동물)과 우리의 의사소통을 가로막고 있는 결함이, 어째서 그들의 결함이며 우리의 결함은 될 수 없다는 말인가? 인간과 동물이 서로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여전히 어느 쪽의 잘못 때문이라고 말할 수 없다. 인간도 동물이 인간을 이해하는 정도 밖에는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지 않은가.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동물을 야만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동물도 인간을 야만적이라 생각할 수 있다.” —몽테뉴, 『수상록』 중에서

우리가 동물의 관점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인간 중심의 사고를 고집할 것이 아니라 인간 중심의 사고가 베재하고 무시한 것이 무엇인가를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역지사지라는 말은 타자를 이해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이런 생각을 전제로 동물의 사고와 언어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고민해보면 인간의 언어 체계로는 생각할 수 없었던 동물과의 의미 있는 소통 채널이 생길 수도 있을 것입니다.

동물과 대화를

동물과 대화를 위한 언어학은 가능할까?

우리는 동물 언어에 대한 두 개의 가능성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1. 동물이 인간 언어와는 다른 형태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은 아닐까?
  2. 동물의 사고가 인간의 이성적인 사고와 다른 방식으로 체계화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반려견의 짖는 소리가 일종의 음악언어일 수 있으며, 동물들은 인간 언어와 같은 논리적 문법체계가 아닌 감정언어가 중심이 되는 비논리적 언어체계를 가졌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가능하죠.

지금으로서는 어떠한 명쾌한 해명도 가능하지 않지만 어느새 우리의 가족이 된 동물에 대한 관심은 학문적으로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강아지와 고양이는 인간에 비해 청각과 후각이 발달해 있고, 소리와 냄새를 의사소통의 매체로 활용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음성언어학을 전공하는 주잔네 쇠츠라는 학자는 자신의 고양이와 더 많은 소통을 하기 위해 ‘고양이 소리의 음성학적 분류표’를 만들어 자시느이 저서 ‘고양이 언어학’에 싣기도 했죠.

이런 연구가 오랫동안 축적된다면 ‘향기언어학’이나 ‘개소리음성학’도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TIP이선이 (경희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우리는 인간의 인식체계 안에서 세계를 바라보기 때문에 그들의 언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언어가 인간만이 가진 전유물이라고 자만하고 있는 동안 우리는 아름다운 이웃과의 따뜻한 대화를 상상하는 일에 지나치게 무심했던 것은 아닐까? 말못하는 동물에게 말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애정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다만 인간 언어라는 생각의 감옥에서 탈옥할 용기가 필요할 뿐이다.

비마이펫: 우리 아이들과 말이 통하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은 모든 보호자들이 갖고 있는 희망사항일 것입니다. 이런 희망사항을 <언어>의 관점에서 반려동물과의 소통에 대해 깊은 호흡으로 생각해보고 싶다면 전문을 읽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말은 통하지 않지만 강아지, 고양이들의 행동을 자세히 관찰하면 다양한 의미와 기분,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보호자라면 고양이의 바디랭귀지강아지의 바디랭귀지를 알아 두면 끈끈한 신뢰와 친밀감을 쌓아갈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