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에스키모 도그 그리고 재패니즈 스피츠, 차이점은?

아메리칸 에스키모 도그와 재패니즈 스피츠의 차이점은 해외 온라인 포럼에서 자주 다뤄지는 주제이다. 두 견종이 같은 견종이라는 의견들도 있으며, 명백히 다르다는 의견들도 있다.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두 견종의 역사 그리고 차이점에 대하여 간략히 알아보고자 한다.

AKC(아메리칸켄넬클럽) vs FCI(국제애견협회)

아메리칸 에스키모 도그는 AKC에 등록되어 있는 견종인 반면에 재패니즈 스피츠의 경우 FCI에 등록되어 있는 견종이다.

AKC와 FCI는 세계에서 양대를 이루는 가장 큰 순종견 협회들이다. AKC에서는 재패니즈 스피츠를 정식 견종으로 인정하지 않으며, FCI에서는 아메리칸 에스키모 도그를 정식 견종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두 견종의 역사

아메리칸 에스키모 도그의 역사

AKC에 따르면 아메리칸 에스키모 도그의 조상은 1800년대 초반 독일 이민자들에 의하여 미국에 오게 된 저먼 스피츠(German Spitz)들이라고 한다. 미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던 독일 이민자들은 본국에서 키우던 저먼 스피츠들을 미 대륙에 데리고 온 것이다.

그러다가 1917년, 세계 1차 대전이 발발하면서 미국 내 반독일 정서 때문에 저먼 스피츠의 이름이 아메리칸 에스키모 도그로 변경되었다고 한다. 아메리칸 에스키모 도그는 실제로는 에스키모와 전혀 무관하며 당시에 아메리칸 에스키모 도그와 같이 생긴 저먼 스피츠를 브리딩하던 전문견사의 이름이다.

재패니즈 스피츠의 역사

FCI의 견종표준에 적힌 역사에 따르면 재패니즈 스피츠의 조상은 1920년대에 시베리아 혹은 중국 북부로부터 수입된 저먼 스피츠(German Spitz)로 명시되어 있다. 일본으로 수입된 저먼 스피츠는 1921년 도쿄 도그쇼에서 재패니즈 스피츠라는 견종으로 처음 데뷔하였다고 한다.

FCI의 견종표준과 다르게 재패니즈 스피츠의 조상이 아메리칸 에스키모 도그라는 주장도 있다. 이와 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들에 의하면,  아메리칸 에스키모 도그들은 20세기 초반 미국 및 캐나다에서 일본으로 수입되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2차 대전이 발발하고 미국과 일본 사이의 전쟁이 발생하자, 일본 내 반미정서가 강해지면서 아메리칸 에스키모 도그라는 이름을 재패니즈 스피츠로 바꿨다는 것이다. 즉, 이 주장은 재패니즈 스피츠가 아메리칸 에스키모 도그의 후예이자, 실질적으로 같은 견종이라고 주장한다.

출처는 불확실하지만, 일부 해외 브리더들의 사이트 및 강아지 전문 커뮤니티들에서 이와 같은 주장을 찾아볼 수 있다.

생김새

세계의 양대 애견협회의 견종표준에 따르면 아메리칸 에스키모 도그와 재패니즈 스피츠 모두 조상이 저먼 스피츠로 동일하다.

같은 조상으로부터 파생된 견종인 만큼 생김새도 매우 유사하다. 개인적으로는 두 견종을 같은 견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외모로 구분하는 게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각각의 협회에서 발행한 아메리칸 에스키모 도그와 재패니즈 스피츠의 견종표준서를 읽어봐도 나열하는 특징들이 거의 유사하다. 또한, 견종표준은 다소 애매한 단어들로 생김새가 명시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비전문가로서는 견종표준에 적힌 외모적 특징들로 둘의 외모를 구분하기는 어렵다. (차이가 있다는 전제하에)

아메리칸 에스키모 도그

재패니즈 스피츠

크기에서 다르기는 하다

견종표준에 명확하게 차이가 나는 부분은 두 견종의 크기다. 아메리칸 에스키모 도그는 토이 사이즈, 미니어처 사이즈 그리고 스탠다드 사이즈로 총 3가지 크기가 표준으로 명시되어 있다.

토이 에스키모 도그의 경우 체고가 23~30 cm이며, 미니어처의 경우 30~38 cm 그리고 스탠다드의 경우 38~48 cm이다. 토이, 미니어처, 스탠다드 에스키모도그의 표준 체중은 각각 2.7~4.5 kg, 4.5~9.1 kg, 11.3~15.9 kg이다.

반면에 재패니즈 스피츠의 경우 표준 크기가 한 종류만 존재한다. FCI의 견종표준에 명시되어 있는 재패니즈 스피츠의 체고는 30~38cm로 미니어처 사이즈의 아메리칸 에스키모 도그와 동일하다.

국내는 어떨까?

국내에서 아메리칸 에스키모 도그 보다 재패니즈 스피츠가 훨씬 더 많이 알려져 있다. 그리고 더 자세히는 재패니즈 스피츠보다 스피츠라는 견종으로 대중에게 알려져 있다. 또한, 국내에 활동하는 아메리칸 에스키모 도그 브리더는 없기 때문에 외국에서 살다가 귀국하여 데리고 오지 않는 이상 아메리칸 에스키모 도그를 키우기는 어렵다.

참고로, 재패니즈 스피츠의 경우도 국내에서 활동하는 전문 브리더가 없으며, 많은 경우 가정에서 번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