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액체설? 고양이는 왜 유연할까?

고양이 액체설. 고양이를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생각해본 적 있다. 고양이를 안으면 아래로 흘러내리고, 작은 상자, 좁은 문틈, 어항 등 가리지 않고 어디든 몸에 맞춰 잠든다. 안으려고 하면 허리만 따라오고, 이상한 자세로 낮잠을 자는 모습을 볼 때마다 궁금해진다. 혹시 고양이는 액체가 아닐까? 하고.

고양이 액체설
고양이는 가끔 사람 같은 자세를 취한다.

고양이 액체설의 비밀: 신체 구조

고양이가 바구니에서 흘러내려 잠든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척추 뼈가 이상할 정도로 유연해 보인다. 그렇다면 왜 고양이들은 유연하게 진화했을까? 사냥과 생존을 위해 고양이는 액체처럼 유연하게 진화했다는 게 정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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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 습성

고양이는 먹잇감 뒤에서 최대한 낮게 몸을 움츠린 다음 달려가 사냥하는 습성을 지녔다. 그런 습성 때문에 고양이의 몸은 낮게 포복하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고, 빠르게 달려 나갈 수 있는 신체 구조로 진화해야 했다. 고양이는 어떤 신체 구조로 진화해서 유연해진 걸까?

사람보다 척추뼈가 많아요

사람의 경우 32~34개의 척추 뼈를 가졌지만, 고양이는 꼬리까지 포함해 52~53개의 척추 뼈를 가지고 있다. 고양이는 꼬리 뼈를 포함해 근육 500개, 뼈 230개를 가지고 있다. 고양이는 사람보다 척추 뼈가 많기 때문에 보다 세밀하고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고, 180도 회전도 가능하다.

척추 뼈는 고양이가 사냥할 때, 등을 펼치거나 구부려서 속력을 낼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때, 척추 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완충재 역할을 한다. 고양이가 사냥할 때 특히 이 디스크가 빠르게 움직이고 높은 곳에서 떨어질 때도 충격을 완화한다.

어깨뼈가 부드러워요

고양이의 견갑골(어깨 뼈)은 사람과 다르게 뼈에 붙어있지 않다. 근육으로 이루어져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다. 고양이가 원하는 만큼 몸을 늘릴 수 있어 자유롭다. 어깨 뼈와 가슴을 좁힐 수 있어 좁은 공간을 다닐 수 있다. 어깨 뼈가 유연한 만큼 걷고 뛰는 데 도움을 준다.

고양이 액체설
고양이는 유연해서 좁은 공간에도 쉽게 들어갈 수 있다.

쇄골이 작아요

고양이는 쇄골이 작은 편이다. 근육에 붙어 있고, 몸 깊숙한 곳에 파묻혀 있다. 고양이 가슴 부분을 만져보면 아주 작은 뼈를 느낄 수 있다. 사람과 다르게 쇄골이 붙어있지 않고 떠 있어, 가슴이 작고 유연하다. 고양이 머리만 들어간다면 어떤 공간에도 몸을 움츠러들어 갈 수 있다.

유연함이 생존에도 도움이 됐어요

다른 포식자들에게 들키지 않으려면 자기 몸 구석구석을 핥아 체취를 없애야 했다. 이때, 쇄골이 어깨 뼈에 붙어있지 않고, 척추가 부드러워 꼬리 뼈까지 핥을 수 있었다.

고양이가 사냥하는 모습을 보면 유연성이 필요하다. 사냥감을 발견하면 낮게 자세를 취하고 조용히 움직인 다음, 사냥감 뒤에서 빠르게 달려온다. 그렇기 때문에 척추 뼈와 피부가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진화했다.

고양이 목숨은 아홉 개?

사람과 다르게 척추 뼈가 많아서 고양이가 높은 곳에서 떨어지고, 민첩하게 움직여도 다치지 않게 해준다. 유연함 덕분에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생존할 수 있어 고양이 목숨은 아홉 개라는 이야기가 생겼다.

균형 감각이 뛰어나요

고양이가 높은 곳에서 떨어져도 착지를 잘하는 이유가 있다. 전정 기구는 균형과 방향 감각을 담당한다. 이 감각 체계도 유연성에 도움을 준다. 전정 기구에서 방향을 정하면, 척추와 쇄골이 움직여 몸을 비틀어 안전하게 착지할 수 있게 도와준다.

고양이 액체설

고양이가 유연해서 주의해야 할 점

안을 때 조심해서 안아야 한다

고양이가 유연한 만큼 관절 질병에 약하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고, 달리고, 구부리는 만큼 관절을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소중한 우리 아이 관절을 지켜주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고양이 제대로 안는 방법

고양이 배가 위로 향하게 안는 방법은 집사와 고양이 모두에게 위험하다. 고양이가 불안함을 느껴 발버둥을 치다가 집사를 할퀴거나, 집사가 고양이를 떨어트릴 수도 있다. 그 외에도 목덜미나 앞발, 겨드랑이 사이에 팔을 넣어 안아 드는 방법은 좋지 않다.

그렇다면 고양이를 제대로 안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양이가 안정적으로 느낄 때 겨드랑이 사이로 팔을 넣어보고, 뒷다리와 엉덩이를 받쳐 집사 몸에 밀착해 안는다. 한쪽 팔은 고양이 가슴에 팔을 둘러준다. 나머지 한쪽 팔은 고양이 엉덩이와 뒷발에 손을 받쳐준다. 최대한 집사 몸에 밀착해 고양이가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해준다.

고양이 관절을 지켜주는 방법

고양이가 유연한 만큼 관절 건강에 신경 써야 한다. 그렇다면 일상에서 집사가 고양이 관절을 지켜주는 방법은 어떤 게 있을까?

딱딱한 바닥에서 뛰어내리고, 달리면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으니 푹신한 매트를 깔아준다. 혹시 매트를 뜯거나 관리하기 힘든 집이라면 수직 공간에 신경을 써주면 된다. 캣타워나 캣폴에 올라가는 수직 공간이 적어서 한 번에 뛰어내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단계 별로 높은 곳에 올라갈 수 있도록 계단을 사용해주면 좋다.

병원 가기 전 좁은 틈새는 꼭 막아두기!

고양이는 유연해서 침대 아래, 장롱 뒤, 화장실 변기 뒤에 빠르고 쉽게 들어갈 수 있다. 병원에 데려가려고 하면 고양이가 어딘가 숨어있어 곤란할 때가 많다. 병원 예약 시간은 다가오고, 택시가 기다리고 있는데 고양이가 좁은 곳에 숨어서 안 나온 적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집사가 고양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기 전, 고양이가 숨을 공간을 막아 놓는 게 좋다.

병원 데려가기 전에 고양이가 숨을 공간은 미리 막아 놓는 게 좋다옹~

고양이 액체설을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고양이는 좁고 작은 공간, 특히 자기 몸에 꼭 맞는 곳을 좋아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고양이 액체설이 더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인터넷 밈으로 돌아다니던 고양이 액체설로 2017년 이그 노벨상을 받은 괴짜가 있다.

프랑스 물리학자 마크 앙투안 파르뎅(Marc-Antoine Fardin)은 고양이가 액체와 고체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는 걸 ‘고양이 유변학(On the rheology of cat)’이라는 논문으로 증명했다. 유변학은 물질의 변형과 움직임에 대한 학문이다. 마크 앙투안은 고양이가 액체인지 고체인지 유변학의 관점에서 연구했다.

고양이의 타고난 유연성이 좁은 공간이나 작은 용기에도 몸을 맞춰 들어갈 수 있다. 좁은 공간에 있을 땐 용기에 맞춘 몸이지만, 그곳을 빠져나오면 고양이 고유의 형태를 유지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마크 앙투안은 “고양이는 액체이면서, 고체이다.”라고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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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jung

근엄한 츤데레 고양이 호두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건강하게 오래 오래 행복하게 만수무강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모시며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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