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 삼켜버릴 수 있는 위험한 물건 9가지
갑자기 오물오물 씹는 반려견, 주인은 놀란다
반려견을 키우다 보면 예상치 못한 혹은 예상을 뛰어넘는 반려견의 행동으로 인해 식은땀을 흘리거나 기겁을 하는 등 하루에도 몇 번씩 새가슴이 되어 심장을 쓸어내리는 일을 경험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난 아무것도 주지 않았는데 아이의 입이 오물오물 무언가를 열심히 씹고 있다”
가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개들이 먹으면 독이 되는 음식들 예를 들어, 초콜릿이나 양파 등을 먹는 모습을 발견한다면 그 놀람의 강도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다.
나의 경우도 잠깐의 방심한 틈을 타 그런 일을 경험한 적이 있다. 예전에 금강이와 저녁 산책을 하는데 금강이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이리 저리 킁킁 냄새를 맡으며 여유로운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금강이는 특히 맨땅, 도로 산책보다는 잔디나 풀 숲 등을 너무 좋아하는지라 자꾸 그쪽으로 가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앞이 잘 안 보이는 저녁산책이라 금강이를 잘 주시하여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만 잠시 다른 생각에 빠졌다. 금강이가 냄새를 맡는 모습을 보면서도 스물스물 머리에 떠오르는 이런저런 생각의 바다에 빠지고 말았다.
그러다 이내 정신을 차리고 다시 발걸음을 옮기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금강이가 구토를 하고만 것이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금강이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총총총’ 경쾌하게 발걸음을 옯기며 아무렇지도 않은듯 산책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얼마 안 가서 다시 2차 구토를 하였다. 하지만 금강이는 구토를 하고 나서도 멀쩡했다.
놀란 주인, 병원에 달려가다
어쨌든 두 번의 구토에 얼른 조취를 취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혹시 몰라 카메라로 구토한 사진을 찍고 마침 단골 병원 근처까지 산책을 나온지라 바로 길을 건너 병원으로 달려갔다.
“일단 어두워서 금강이가 무엇을 먹고 구토를 한 것인지 알 수 없다. 농약같은 것을 먹은 것 같지는 않고, 일단 쾌활, 멀쩡하니 하루 두고 보자”라는 수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시원하게 주사 한 방을 맞고 병원 문을 나섰다.
그런데도 금강이 요놈은 뭐가 그리 신이 나는지 어서 다시 산책을 계속하자고 리드줄을 팽팽히 끌어당긴다.
하지만 이미 한 번 놀란 가슴을 쓸어담았기에, 그리고 이 상태로 산책을 하다가 또 무엇을 주어먹을지 알 수 없기에 그대로 금강이를 품에 안아 집으로 총총 발걸음을 돌렸다.
강아지든 성견이든 모두 입으로 가져간다
다음날 아침, 여전히 금강이는 멀쩡했다. 사료도 맛있게 먹고, 쾌변까지 보았기에 앞으로 산책할 시에 특히 밤산책을 할땐 더욱더 조심을 하자고 다짐하며 그 날의 사태를 일단락했다.
그래도 금강이 같은 경우는 정말 운이 좋은 것이다.
만약 진짜로 수술까지 해야하는, 치명적인 무언가를 반려견이 삼켰다면? 견주도 아이도 그 고통이 얼마나 클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특히, 사람도 애기 때는 모든 것을 입으로 가져가는 것이 하루 일과(?)이듯이 어린 강아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강아지 특유의 왕성한 호기심에 이것저것 입에 넣기 바쁜지라 각별히 주의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개들의 경우 어린 강아지든 다 큰 성견이든 입 안으로 무언가를 저장하려는 욕구는 수컷과 암컷 성견과 강아지가 따로 있지 않다.
개에게 있어 여러 즐거움 중 오물모물 씹고 뜯는, 먹는 즐거움을 뺀다면 앙꼬 빠진 찐빵과 같을 것이다.
살다보면 사람이든 개든 항상 예외, 돌발상황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어느 것이든 방심은 금물이지만, 그렇다고 하루 종일 핏발을 세우며 긴장하면 더욱 상황을 그르치니 마음의 중심을 잡고 매사를 침착하게 임해야 하겠다.
오늘은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반려견들이 열심히 먹어버릴지도 모르는, 사람에겐 그냥 물건에 불과하지만 개들에게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먹어서는 안 되는 물건들”을 알아보고자 한다
사실, 개들이 먹을 수 있는 유익한 음식들을 제외한 음식이나 물건들은, 뭐든지 입으로 넣기 바쁜 우리 댕댕이들에게 언제든지 경고음이 켜질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 머리끈 – 주인의 냄새가 좋아요
미국 수의학회 이사인 브렛 레비즈케(Brett Levitzke) 박사에 의하면 개들, 특히 작은 아이들의 경우 보호자의 두피 기름이 베어있는 동그랗고 작은 머리끈의 냄새에 강하게 끌리고 흥미를 가진다고 한다.
반려인들은 알고 있다시피, 개들은 자신의 보호자의 체취가 묻은 물건들을 가까이 하고 싶어하고, 그 냄새를 통해 심리적 안정을 취하고는 한다.
물론, 개들이 머리끈을 1~2개 먹는 것으로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그 개수가 증가해서 내장에 결릴 경우, 구토, 복통 그리고 식욕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레비즈케 박사는 개의 위에서 무려 50개의 머리끈이 발견된 경우를 보았다고 언급했다.
반려견이 머리끈을 삼켰을 경우에는, 즉시 동물병원으로 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 따라서, 평소에 머리끈이나 핀 등은 반드시 서랍 안에 보관하도록 하자.
나의 경우도 금강이의 손발이 닿지 않고 보이지도 않도록, 높고 깊숙한 곳이나 서랍 안에 보관하고 있다.
# MULCH(피복) – 가드닝 재료에 초콜릿 성분이?
마당이 있는 주택에서 살거나 화분 가꾸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경우 이런 가드닝에 필요한 여러가지 재료 등의 관리에 주의를 하도록 한다.
MULCH란 피복(被覆)이라고 하며, 주로 밭작물을 재배할 때 보온, 토양 침식 방지 혹은 잡초 방지를 위해 토양을 짚, 비닐, 거적떼기, 산야초 등으로 덮는 것을 말한다.
레비즈케 박사는 이같이 정원/마당 관리에 쓰이는 가드닝 재료 중 일부에 초콜렛 성분이 들어있다고 경고한다.
아마 반려인이라면 반려견에게 절대로 주지 말아야 할 음식 중 하나가 초콜렛인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개는 초콜렛 성분을 분해하는 능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초콜렛을 개에게 급여할 경우 중독에 걸리게 되는데, 혈액 내 초콜렛 성분이 신장, 심장 그리고 중추신경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초콜렛의 주성분인 카카오는 테오브로민(theobromine)과 카페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특히 테오브로민(theobromine)이 개에게 치명적이다.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하는 무서운 성분임을 알아두어야 한다.
그런데, 이같은 초콜릿 성분이 가드닝 재료의 일부에 함유되어 있다고하니 각별히 주의를 해야겠다. 나 역시도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다.
나 같은 경우는 현재 오피스텔에 살고 있고 또 화분을 가꾸는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지만 머지않아 마당이 있는 집으로 이사갈 계획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되어 다행이다.
또한, 레비즈케 박사는 모든 뽕나무에는 개의 위장에 자극을 주는 성분이 들어있으므로 뽕나무 역시 반려견을 키우는 경우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 스푼, 나이프, 포크 등 뾰족한 주방도구
개들은 포크나 스푼 등을 입으로 가져가는 경향이 있는데, 후각을 자극하는 음식 냄새가 베어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개의 후각은 인간보다 훨씬 뛰어나기 때문에 맛있는 음식의 냄새가 베어 있는 주방용 도구들을 거리낌 없이 먹을 가능성이 크다.
포크나 나이프와 같이 끝이 날카롭고 뾰족한 것을 삼키는 경우, 몸 속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장기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따라서, 애초에 개의 손발이 닿지 않도록 철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탐폰 – 개가 삼키면 체내에서 팽창해
여성의 경우 한 달에 한 번 생리를 한다. 외국 같은 경우는 탐폰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도 그 비중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개들이 간혹 이 탐폰을 가지고 놀기 좋아하거나 특히, 탐폰에 뭍은 혈액의 냄새에 강하게 끌린다고 한다.
특히, 탐폰은 혈액 등의 액체를 흡수하면 팽창하는 속성이 있다. 이 때문에, 반려견이 탐폰을 삼키면 체내에서 팽창해 소화기관이 막힐 수 있다. 이 경우, 구토, 복통, 식욕감퇴 등이 나타나며 결국 내시경 및 수술로 제거 해야 한다.
따라서, 개들의 눈에 보이지 않도록 닿지 않도록 버릴때도 보관할때도 각별히 주의해서 관리해야 한다.
# 신발
레비즈케 박사는 또한, 개들이 지루함을 견디지 못해 신발을 잘근잘근 씹거나 먹는다고 지적한다.
만약 반려견이 운동화 등을 씹다가 큰 덩어리로 뜯겨진 조각을 먹게 될 경우, 치료를 위해 신발 가격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
특히, 섭취한 신발 조각으로 장폐색이 오게 되면 설사 및 구토 증세가 나타나고 수술을 통해 제거를 해야한다. 따라서, 신발은 신발장 안에서만 보관하고, 신발 대신 개들에게 안전한 씹을 것을 주어야 한다.
# 장신구/시계
지난 2015년에 미국의 어느 반려견은 무려 세 개의 손목시계를 먹어치워 수술을 했다고 한다.
그 반려견의 주인은 “우리 아이가 보호자인 저의 소중한 귀중품을 도둑맞아 잃어버릴 것을 우려하여 안전하게 보관하려고 먹었나봐요” 라며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안도의 한숨과 함께 우스갯 소리로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사건 당시의 그 심정은 이루말할 수 없이 놀랐을 것이다.
반려견이 특히 분리불안이 심할 경우 이같이 먹어서는 안될 것들을 먹음으로써 긴장 및 스트레스를 해소하려고 하는 경향을 보이기 쉽다. 따라서, 분리불안 교정을 포함해 이러한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 고양이 배설물
레비즈케 박사에 따르면, 고양이의 배설물에는 개가 맛있게 느낄 수 있는 소화된 음식이 들어있다고 한다.
고양이의 배설물을 소량으로 섭취할 경우에는 살짝 배탈이 날 수 있다. 하지만,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치료를 요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초에 배설물을 먹는 행위 자체를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 귀에 사용한 면봉
간혹 보면 목욕 후 면봉을 이용하여 귀를 닦거나 귀지를 파내는 분들이 있다. 사실, 면봉으로 귀를 함부로 건드리는 것은 귀의 건강상 좋지 않다고 한다.
이렇게 귀지를 닦는 등 귀에 사용한 면봉에 묻는 지질이나 단백질 성분은 개의 후각을 자극한다고 한다.
특히, 이 면봉을 삼키는 경우에는 위장을 자극하여 설사나 구토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평소 쓰고 난 면봉을 처리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동전
동전 또한 개들이 쉽게 먹을 우려가 있는 물건 중 하나다.
특히, 동전의 구리나 아연 등의 성분이 자칫 독성을 유발하여 빈혈로 이어질 수도 있으므로 동전을 바닥에 두거나 반려견이 닿을 수 없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