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갸우뚱 하는 이유 3가지
강아지 갸우뚱, 주인은 ‘심쿵’
강아지를 키우면 수많은 ‘심쿵’의 순간이 있는데, 그중 최고를 꼽으라고 한다면? 나의 경우 ‘갸우뚱’이다. 특히, 우리 집 강아지 루피는 자기 이름이 아닌 다른 강아지 이름을 부를 때 혹은 무슨 말이든 높은 톤으로 말할 때 고개를 양옆으로 갸우뚱갸우뚱한다.
강아지 갸우뚱, 그 이유는?
사실, 강아지가 ‘갸우뚱’거리는 것의 이유에 대한 의미 있는 연구가 있는 것은 아니다. 행동학, 심리학, 수의학계 전문가들이 행동을 관찰하며 다양한 이유를 제시하는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이유 중 우리 집 강아지는 어디에 해당하는지 살펴보는 것은 의미가 있다. 사실은, 과학적 연구보다 매일 강아지를 마주하는 주인의 느낌이 더 정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1. 방금 뭐라고 했어? 확인해볼래!
미국켄넬클럽(AKC) 소속 동물행동학자인 메리 버치 박사에 따르면, 강아지는 자신에게 들리는 소리에 대한 관심, 호기심이 있을 때 갸우뚱한다고 한다.
강아지는 청각이 뛰어난 동물로 평소에는 주변의 모든 소리에 집중해서 귀 기울이지 않는다. 그러다가 자신이 좋아하는 특정한 소리, 예를 들어 ‘산책’ 혹은 ‘맘마’ 등의 단어가 들렸다고 생각되면 호기심을 보인다.
이때, 강아지는 자신이 좋아하는 단어가 들린 것 같은데 제대로 듣지 못한 경우, 고개를 기울이게 된다고 한다. 사람이 고개를 돌리며 귀 기울이는 것과 마찬가지다.
또한, 갸우뚱거리는 모습에 주인이 ‘심쿵’하면서 궁극의 단어인 ‘간식, 맘마, 산책, 어야’ 등의 단어를 내뱉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패턴이 반복된다면 강아지는 주인이 짧은 단어를 말할 때마다 갸우뚱을 지속하기도 한다. 자신이 원하는 ‘산책, 간식’ 등의 단어가 들릴 때까지 말이다.
#2. 주인의 입모양, 잘 안 보여요
강아지 지능 순위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심리학자로 유명한 스텐리 코렌 교수는 ‘주인의 입모양을 더 잘 보기 위해 갸우뚱 거린다’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내 입 때문에 시야가 가려져요
강아지는 주둥이가 길게 앞으로 나와있기 때문에 말을 하고 있는 사람의 입모양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고개를 한 쪽으로 갸우뚱하게 되면 주둥이에 가려졌던 주인의 입모양이 잘 보이게 된다.
주둥이가 클수록 갸우뚱하는 경향 있어
실제로, 코렌 교수는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 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주둥이가 큰 견종을 키우는 경우 71%가 ‘강아지가 사람에게 집중하고 있을 때 고개를 꽤 많이 갸웃거린다’라고 답했고, 주둥이가 납작한 견종(퍼그, 보스턴테리어, 페키니즈 등)을 키우는 경우에는 52%만 그렇다고 답했다.
코렌 교수는 “주둥이가 납작해도 52%나 갸우뚱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시각적인 것이 유일한 이유라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71%와 52%는 통계적으로 상당한 차이로, 시각적인 이유가 갸우뚱하는 것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에 충분하다”고 해석했다.
#3. 한 쪽으로 계속 갸우뚱한다면 건강 문제일 수 있어
갸우뚱하는 모습이 마냥 귀엽게 보일 수도 있지만, 걱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만약, 강아지가 고개를 한 쪽으로 갸우뚱한 상태로 수 초 이상 계속 있다면? 균형감각이 맞지 않아 어지러움을 느끼고 있을 수 있다.
이 같은 문제는 신체의 균형을 유지하는 기능을 하는 전정기관에 이상이 있을 때 주로 나타나며, 특히 노견에게서 자주 보이는 증상이다.
전정기관 이상은 귀 외상, 뇌 손상, 티아민 부족 혹은 귓속에 투약한 항생제 중독 등과 같이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