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유전자 검사, 어떤 점이 좋을까?
반려동물 유전자 검사에 대해 생각해본다
반려동물 유전자 검사가 있다. 사람한테도 안 하는 유전자 검사인데, 동물한테 유전자 검사를 한다니. 역시 ‘개팔자가 상팔자인가’라며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러다 유전자 검사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 것은 반려견의 투병생활을 경험하면서부터 였다.
우리집 첫째 강아지는 백내장 수술 후 뇌에 문제가 생겼고, 나중에는 신장, 폐 모두 급격히 나빠졌다. 각 장기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들었던 소견은 ‘유전력’이었다. ‘유전적으로 뇌에 문제가 있었는데, 수술을 계기로 발병했다’, ‘이정도로 약이 효과가 없는 것을 보니 유전적으로 장기의 기능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우리집 강아지는 요크셔테리어 하이브리드 견으로, 유전자 검사는 해본적이 없었다. 어릴 때 슬개골 수술을 한 것 빼고는 건강하게 지냈다. 그런데 우리집 강아지가 갑작스레 겪어야 했던 여러 질환이 유전력에 기인한 것이라고 하니 당황스러움, 미안함 등이 교차했다.
반려동물이 취약한 유전질환
일반적으로 강아지와 고양이에게 자주 발병하는 유전질환은 정해져 있다. 반려인들이라면 아래 질환에 대해 자주 들어봤을 것이다.
강아지
- 고관절이형성증
- 슬개골 탈구
- 방광/요로결석
- 뇌전증
- 심장질환
- 퇴행성골수염
- 단두종증후군
고양이
- 하부 요로계 질환
- 당뇨병
- 다낭포성 신장질환
- 심장질환
- 마닉스 증후군
- 청각장애
- 시각장애
일부 종의 경우 특정 방향으로 (작게, 다리나 주둥이가 짧게) 번식되면서 유전질환에 취약해졌다. 따라서, 내가 키우는 혹은 키우려는 종이 취약한 유전병이 있는지 알아보고 대비하는 것은 건강한 반려생활에 중요한 요소이다. 하이브리드의 경우 우려가 덜 하지만 자유롭지 않다. 따라서, 검사를 통해 발병 가능 유전질환에 대한 예측가능성을 높이고자 한다면 똑같이 권장된다.
유전자 검사의 이점
유전자 검사는 질병에 대한 빠른 진단, 건강상태에 대한 예측 및 올바른 방법으로의 관리를 가능하게 한다.
1. 불필요한 검사 없는 질병 진단
나이가 많거나 아픈 동물의 경우 질병 확진을 위해 수많은 검사를 하면서 증세가 악화된다. 이 때문에, 검사 항목과 시간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어떤 부분이 취약한지 미리 파악한다면, 증상이 나타났을 때 불필요한 검사를 하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장이형성증에 취약하다고 유전자 검사 결과가 나왔다면 관련 증세가 발생하였을 때 신장질환 검사를 먼저 해볼 수 있다.
2. 건강상태 예측에 따른 관리
유전자 검사는 유전력에 따라 선천적으로 ‘약한 부분’에 대해 진단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반려인은 신경을 써야하는 부분에 대해 알 수 있다. 신장이 안 좋은 경우 필요에 따라 식단을 관리할 수 있고, 수분섭취를 의식적으로 많이 시킬 수 있다. 관절이 약하다면 비만도를 수시로 체크하면서 관절에 좋은 음식을 급여할 수 있다.
반려동물은 사람에게 말을 하지 않는다. 따라서, 사람이 먼저 발견할 정도로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질환 발병 후에는 치료, 투병의 영역이다. 건강할 때 검사를 진행하여 일상적인 예방과 관리를 한다면 질환 발병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가능하다.
유전자 검사의 항목
아래와 같은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으면 업체별로 세부 검사항목은 상이하다. 종에 따라 특정 검사만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경우 10만원 내외 수준으로 질병 확진을 위한 초음파/X-ray 등의 검사비용, 치료 비용 대비해서는 비싸지 않다는 평이다.
강아지
- 안구 질환: 진행성 망막위축증, 유전성 백내장, 콜리안구기형, 원발성 수정체 탈구
- 신경성 질환: 운동 유발성 허탈증
- 출혈성 질환: Factor VI 결핍증, 폰 빌레브란트병, 거대혈소판감소증
- 대사성 질환: 고요산뇨증, 시스틴뇨증, 글리코겐 저장질환 VII
- 약제 민감성 질환: 다약제 저항성
- 신장질환: 신장이형성증, 다낭포성 신장병
- 근골격계 질환: 퇴행성 골수염
- 종양: 림프종, 비만세포종양, 전염성 생식기 종양
고양이
- 글리코겐 저장성 질병 IV
- 다낭포성 신장질환
- 비대성 심근병증
- 피루베이트 키나아제 결핍증
- 진행성 망막 위축증
- 스코티시폴드 골연골 이형성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