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진료비 표준수가제, 대체 뭐길래?

‘표준 수가제’라는 인터넷을 보다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반려동물을 키운다고 해도, 평소에 표준수가제에 대한 관심을 갖고 있지 않았더라면 아마 관련 기사나 내용을 굳이 찾아서 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다 강아지가 노령이 되고 아파서 병원 자주 내원하면서 피부에 와닿게 되는 주제가 동물병원비 관련 표준수가제다.

‘표준 수가제’는 쉽게 말해 진료 항목별로 진료비를 일률적으로 정한다는 의미다. 즉, 표준수가제가 도입되면 이론적으로는 어느 병원을 가더라도 같은 가격에 의료 진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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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수가제 논의의 배경

동물병원과 같은 전문적인 의료지식을 요구로 하는 서비스에서는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의 정보 비대칭성이 크다.

전문적 지식이 부족한 반려동물의 보호자(수요자)는 수의사(공급자)의 진료 권고를 들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여 있다.

“동물병원에 가서 수의사가 A 검사를 해보자고 해서 무심코 알겠다고 했는데 비용이 10만원이나 청구되었다”라는 이야기는 카페나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종종 회자되는 이야기다.

일부 비양심적인 동물병원들의 수의사들이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하여 과잉 진료, 과잉청구를 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고, 이러한 사례들이 SNS와 언론을 타면서 동물병원비가 비싸다는 인식이 국민들 생각 속에 자리 잡게 되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국민들의 동물병원비를 부담을 경감하고,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고자 표준수가제가 해결책으로 논의되고 있는 실정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표준수가제가 실시되면 어느 병원을 가든 동일 가격에 진료 및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실제 동물병원 의료비가 높은 편은 아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용역을 바탕으로 한국수의임상포럼에 의하여 ’17년 12월에 발간된 ‘반려동물 산업 활성화를 위한 소비자 진료비 부담 완화 방안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물가 수준을 고려 한 후에도 한국의 동물병원 진료비가 독일이나 미국 대비 높지 않은 편이라고 한다.

또한, 보고서는 사람의 의료비와 비교를 하다 보니 동물 의료비가 비싸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사람의 의료비의 경우 국민들이 다달이 내는 건강보험료 덕분에 의료비 중 평균 30~40% 정도 하는 본인 부담금만 지급하기 때문에 저렴하게 느끼는 반면에 동물의료비의 경우 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비싸게 느낀다는 것이다.

비용보다는 편차가 문제

하지만, 동물의료비가 높지 않은 수준이라고 함에도 불구하고 동물병원 간 의료비 편차는 상당한 것으로 조사 결과 나타났다. 동몰병원별로 동일 진료항목 기준으로 가격차이가 3배 넘는 항목이 8개로 조사되었으며, 4배 이상 보였던 항목의 경우 5개로 조사되었다.

같은 진료 행위를 받더라도 A 병원에서는 5,000원을 받고, B 병원에서는 20,000원을 받는 항목이 22개 진료 항목 중 5개나 되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동물병원 진료비 표준수가제
출처: 반려동물 산업 활성화를 위한 소비자 진료비 부담 완화 방안 연구 보고서

표준수가제, 논란은 현재 진행형

우리나라는 원래 표준 수가제를 실시하던 국가였다. 경제 자유화가 한참 진행되던 1999년도에 동물병원 간 담합을 막고 자율경쟁을 유도한다는 명목으로 표준 수가제가 폐지되었다.

그러다 올해 4월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표준 수가제를 가능케 하는 수의사법 개정안을 발의하였다.

제20조의3(표준진료비) 

①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은 동물의 질병, 부상, 출산 등과 관련한 진료와 치료를 위하여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사항에 대하여 표준진료비를 정할 수 있다.  
1. 진찰·검사 
2. 약제(藥劑)·치료재료 
3. 처치·수술 
4.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 

② 제1항에 따른 표준진료비의 산출방법 및 상한액 등의 기준은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한다.

물론 ‘표준진료비의 상한액’이라는 표현을 통하여 엄격한 의미의 표준수가제 대비 유연성을 갖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의사 단체들은 표준수가제를 시행 하였을 때 의료 서비스 질 하락이 예상된다 하며 해당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다.

또한, 진료표준코드도 자리잡지 않은 상태에서 표준수가제는 시기상조라고 주장하며 해당 법안 발의에 난색을 표현하고 있다.

법안이 발의된 가운데 표준수가제에 대한 찬반 논란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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