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구조 및 대처법
간혹 밖에서 길을 걷다가, 혹은 산에서 다친 야생동물을 발견할 때가 있다. 다친 동물을 보니 도와주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지 막막하다. 야생동물의 경우, 사람 마음대로 데려와 먹이를 주며 돌보다가 상태가 더 나빠질 수도 있다. 게다가, 사람 손에 익숙해져 야생으로 돌아가지 못 할 수도 있다. 야생동물 구조, 어떻게 해야 안전하고 올바르게 할 수 있을까?
야생동물 구조, 꼭 해야하는 상황인지 판단해야
간혹 다치지 않았는데 다친 것으로 오인하여, 혹은 발견한 장소가 동물이 살기 부적합한 곳이라고 자체적으로 판단하여 구조를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잘못된 구조가 야생동물을 위험하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에 면밀하게 살펴보고 대처 및 구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야생동물 구조 가이드라인
아래는 서울시 야생동물센터에서 제시하는 야생동물 구조요령이다. 구조를 해야 하는 상황으로 판단이 된다면, 안전한 구조를 위하여 아래 요령을 참고하자.
구조 후에는 각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야생동물센터, 119 혹은 각 지자체의 공원녹지과에 연락하면 된다.
1. 구조자 자신을 보호해야 합니다. 가능하면 장갑을 착용합니다.
아픈 야생동물도 갑자기 공격(물기, 할퀴기 등)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람에 옮길 수 있는 기생충(벼룩, 이, 진드기 등)이나 질병(광견병, AI 등)을 갖고 있을 수 있습니다.
2. 공기 구멍이 있는 상자를 준비합니다.
종이상자나 애완동물용 이동장의 바닥에 부드러운 수건을 깔고 공기가 통하도록 작은 구멍들을 뚫어 줍니다. 동물의 크기보다 약간 큰 정도가 좋습니다. 철망으로 된 이동장은 새의 깃털을 손상시키고 너구리가 물어뜯으면서 상처를 입으므로 적합하지 않습니다.
3. 구조할 동물을 수건으로 덮은 후 상자에 넣습니다.
동물의 시야를 가려주어 스트레스를 줄이고 안정되게 합니다. 또한 동물이 탈출하지 않도록 보안에 주의해야 합니다.
4. 날씨가 춥거나 동물이 떨고 있으면 보온을 해야 합니다.
특히 어린 동물은 스스로 체온조절을 못하기 때문에 체온 유지는 매우 중요합니다.
데운 찜질팩이나 따뜻한 물병을 수건에 싸서 상자 구석에 깔아줍니다. 너무 뜨거워 화상을 입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5. 짧은 시간 내에 야생동물센터로 이송한다면 물이나 먹이를 함부로 주지 말아야 합니다.
적합하지 않은 먹이는 영양 불균형으로 인해 동물을 더욱 아프게 합니다.
평소 먹는 먹이라도 쇠약한 동물에게 억지로 먹이면 기도록 넘어가거나 장에서 먹이를 소화시키지 못해 상태가 더 악화됩니다.
6. 정확한 발견 장소를 알아두면 후에 자연으로 방생 시 중요한 정보가 됩니다.
7. 가능한 한 빨리 야생동물 구조 단체에 연락합니다.
필요 이상으로 동물을 장기간 집에 두지 말아야 합니다. 전문지식이 없는 부적절한 사육환경으로 폐사할 확률이 높습니다.
8. 사체 발견 시 함부로 만지지 말아야 합니다.
특히 새가 집단 폐사한 경우, AI와 같은 전염병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접촉하지 말고 해당 지역의 시군 구청이나 가축위생시험소에 연락하여 사체를 수거하도록 합니다.
9. 동물과 접촉한 후 손과 물건을 깨끗이 소독합니다.
질병이나 기생충이 구조자 또는 애완동물에게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야생동물과 접촉한 모든 물건(수건, 옷, 담요, 이동장 등)도 깨끗이 씻어야 합니다.
10. 교통사고 발생 시 사체는 도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두십시오.
사체를 먹으려고 다른 동물들이 도로 위로 모여들어 추가적인 희생을 야기 합니다.
어린 동물 구조 및 대처법
어린 동물의 경우 많은 사람들의 동정심을 유발하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신고가 들어온다고 한다. 하지만, 부모 동물이 있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않고 어린 동물을 데려오면 고아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서울시 야생동물센터 소속의 신윤주 박사에 따르면 사람이 열심히 보살핀다고 해도 어미가 키우는 것에 비해 부족함이 많기 때문에 많은 경우 성장장애를 겪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어린 새의 경우 이소 시기에 버둥거리는 행동을 보이는데 이를 보고 다친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였다. 어린 새의 버둥거리는 행동은 부상을 당한 것이 아니라 부모 동물의 보호하에 나는 연습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부모 동물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1~2시간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1~2일 정도를 살펴보면서 부모 동물이 돌아오는지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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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서울시 야생동물센터 진료수의사 신윤주 박사의 “야생동물에서의 복지 문제” 강의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