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애린원 철거에 대해서

  현재 우리나라는 유기동물에 비해 공립 보호소 수가 적어 많은 유기동물들이 사설 보호소에서 보호되고 있는 실정이다. 

애린원

 유기동물 보호소에 대해 잘 아는 사람에게 이 이름을 꺼내면 틀림없이 탄식했을 것이다. ‘애린원’은 경기도 포천시에 위치했던 유기견 보호소이다. 약 25년 전 설립된 이곳은 국내 최대 규모의 사설 유기견 보호소로 유명했다. 이 애린원이 지난 9월 25일 철거되었다. 

애린원 홈페이지 캡처. 멀쩡한 보호소처럼 보인다.

 

애린원의 문제 ① 내부 운영 문제 

 멀쩡한 보호소처럼 홈페이지도 운영하던 애린원은 안팎으로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안으로는 동물들의 처우 문제가 심각했다. 사실상 강아지들 관리가 조금도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였다. 1000마리가 넘는 동물들이 방치되었다. 동물들은 제대로 먹고 마시지도 못했고, 분변이 치워지지도 않아 피부병에 시달려야 했다. 전염병이 돌아도 격리가 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공격성이 있는 아이들 간에 싸움도 이어졌다. 심지어 사체도 강아지들 사이에 섞여 있었다. 말 그대로 생지옥이었다. 중성화도 이루어지지 않아 이 생지옥에서 새로 태어나는 생명도 있는 상황이었다. 

과거 애린원이 공개한 사진

 

애린원의 문제 ② 외부 운영 문제 

 밖으로는 보호소 소장이 문제였다. 기부금 횡령 문제도 제기되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토지 불법 점거였다. 이 보호소 부지는 불법으로 점유된 상태였던 것이다.

또한 폐사한 개 사체는 보호소 내 아궁이에서 태운다는 언행 등으로 애초에 소장에 대한 문제의식이 팽배했다. 

 보호소 부지 불법점유 문제는 이 보호소의 문제점 중 하나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큰 문제의 해결점이 되었다. 비글구조네트워크와 생명존중사랑실천협의회는 토지 소유자와 임대계약 체결 후 법원에 소송을 냈다.

결국 지난 2월 법원으로부터 ‘특정 기간 내 자진철거하지 않으면 강제철거하겠다’는 명령을 받아낸다. 그럼에도 개들의 처우 문제와 소장의 태도 등으로 인해 철거가 지체되었다.

 

애린원의 철거가 진행되다 

 당초 비글구조네트워크는 10월 7일 강제철거에 돌입할 거라고 알렸다. 그러나 9월 25일, 기습적으로 강제 철거작업이 이루어졌다. 법원 집행관, 경찰 및 소방관, 수의사, 동물단체 활동가, 훈련사 등 200명이 철거 작업에 동원되었다.

이 와중에 보호소 소장은 철문을 걸어 잠그고 가스통을 꺼낸 후 ‘들어오면 폭파하겠다’고 협박하기에 이르렀다. 실제로 불을 붙이기도 했으나 소방관들의 제빠른 소화 및 저지로 우여곡절 끝에 구조작업이 시작될 수 있었다.

수의사 및 훈련사들이 진입하여 강아지들은 구조해 밖으로 데려왔고, 동물보호 활동가들이 보살폈다. 이렇게 1041마리가 1차 구조되었다.

구조된 강아지들은 비글구조네트워크 임시센터에서 생활하며 의료 처치 및 보살핌을 받고 있다. 이후 보호소 시설 철거가 이루어지고, 토지 소유자와 정식으로 임대계약을 맺어 보호소가 다시 지어질 예정이다. 

비글구조네트워크

 

끝나지 않은 이야기 

 현재 비글구조네트워크에서 봉사자 모집 및 후원금, 후원물품 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다. 1000마리가 넘는 개체수를 관리하기 위해 일손 및 물품이 절실한 상태로 알려졌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인스타그램(https://www.instagram.com/beaglerescuenetwork/) 및 비글구조네트워크 애린원 전용 카페(https://cafe.naver.com/forlives)를 참조하여 정보를 더 얻을 수 있다.

애린원 철거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개인적으로 많은 분노를 느꼈다. 아이들을 생지옥에 방치하고 죽은 개체를 다른 개들 앞에서 아궁이에 태웠던 소장은 마지막까지 강아지들을 인질로 잡고 방화협박을 했다.

한편 올해 초 무분별한 보호견 안락사로 큰 논란을 일으켰던 모 대표가 ‘SNS에서 안락사를 쉽게 하기 위해 철거 측이 강아지들의 소유권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다.’고 주장하며 아직도 안락사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안락사가 목적인 것인가.

 

우리나라 동물보호법의 한계를 느껴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부분은 이번 철거가 ‘토지 무단 점거에 따른 소유권자의 소송’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따라서 법원의 강제철거 대상은 애린원 시설물뿐이지, 강아지들은 포함되지 않는다.

다행히 이번에는 여러 단체의 노력으로 강제 철거 및 강아지 구조가 이루어졌지만, 만약 합법적인 땅에 비인도적인 보호소가 생긴다면 우리는 생지옥을 바라보고 있는 것밖에 방법이 없는 것일까.

왜 우리나라의 동물보호법으로는 이런 보호소를 없애지 못하고, 토지 무단점거를 이유로 철거해야 했는지 애석하다. 아무쪼록 애린원 아이들 모두의 행복과 유사사례 발생 방지를 기원한다.

Source
[김진이 간다]지옥의 보호소…유기견 1300마리 구출 작전[포토] 외신기자가 본 애린원 철거하던 날[르포] 20여년 만에…‘애린원’ 1000마리 유기견 세상 밖으로 나온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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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의과대학에서 예과생으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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