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신탁, 내가 세상을 떠나도 댕댕이를 부탁해

2007년도에 미국 호텔 업계 거물인 리오나 헴슬리는 자신이 죽은 뒤 무려 한화 약 120억원($12mn)에 해당하는 자산을 자신이 키우던 말티즈 ‘Trobule’에 상속하였다. 나중에 법원에 의해서 상속금은 20억원($2mn)으로 감액 되었으나, 이는 ‘11년도까지 Trouble이 호화롭게 살기에는 충분한 자금이었다.

펫신탁
출처: ABC News

물론 위 사례는 극단적인 경우이다. 하지만, 반려인이라면 “내가 만약 이 세상을 떠나면 내 강아지는 어떻게 될까?” 라는 상상을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나를 대신 키워줄 가족이 있다면 가족이 있다면 다행이지만, 모든 반려인이 그러한 환경에 놓여있지 않다. 이러한 반려인들을 위한 상품이 ‘펫신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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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신탁 구조

출처: KB금융지주, 비마이펫 재가공

신탁이란 쉽게 설명해서, 돈을 갖고 있는 사람(위탁자)이 특정 목적을 위해서 돈을 수탁자(보관자)에게 맡기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 때 수탁자는 특정 목적 혹은 수익자를 위해서 ‘맡긴 돈’을 관리 및 처분한다.

보통의 우리에게 익숙한 신탁상품 구조에서는 부모님이 위탁자로서 신탁을 만들고, 자녀를 수익자로 지정한다. 하지만 반려동물 주인은 반려동물을 수익자로 지정할 수 없다. 국내 법상으로 동물은 슬프게도 ‘물건’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대신에 펫신탁에서는 반려동물 주인이 세상을 떠나면, 반려동물을 키우게 될 ‘새로운 주인’이 수익자가 된다. 이 ‘새로운 주인’은 기존 반려동물 주인이 생전에 직접 지정할 수 있다.

미국 및 일본의 펫신탁

미국 및 일본에서는 국내보다 펫신탁이 활성화 되어 있다.

미국의 경우 유언형태로 반려동물에게 재산을 상속하기도 한다. 다만, 펫 신탁(Pet Trust) 형태의 상속 방법이 더 강력한 보호장치와 안정장치를 위탁자/수익자 그리고 반려동물에게 제공한다.

펫신탁(Pet Trust)은 현재 미네소타를 제외한 49개주 및 District of Columbia(워싱턴 D.C)의 법원에 의해서 인정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도 미쓰이스미토모 은행이 푸른덴셜 생명보험과 협업하여 펫신탁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반려동물보험 취급사인 니혼 펫 아너스 클럽은 반려동물 주인이 회원을 가입하면, 회사가 주인을 대신하여 펫신탁상품에 가입해주기도 한다.

국내의 펫신탁

국내의 유일한 펫신탁은 KB국민은행이 ‘16년 10월에 출시한 ‘KB펫신탁’이다. 나행호 KB국민은행 팀장이 주도하여 개발한 상품으로 어느덧 출시한지도 벌써 1년 반을 넘어 간다.

출시 후 약 1년이나 지난 시점인 ’17년 9월, KB국민은행의 펫신탁 상품은 대대적인 리뉴얼 과정을 거쳤다.

사진 출처: KB국민은행

리뉴얼을 통하여 반려견 뿐만 아니라 반려묘도 가입이 가능하게 하였으며, 현재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지 않은 자에게도 가입의 문을 열어 놓았다.

또한, 입양, 의료 그리고 장례로 인한 자금이 필요할 시 중도인출이 가능하게끔 변경하여, 반려인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이러한 노력에도 아직까지 펫신탁의 개념은 반려인들에게 생소하다. 하지만, 점차 우리의 동물친구들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문화가 확산됨에 따라 활성화 조짐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교보라이프플래닛이 펫신탁과 성격이 유사한 정기보험상품을 출시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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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현진

hyunjin.s.8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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