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눈, 초롱초롱하게 뜨는 이유가 있다고?

강아지 눈, 자세히 보면 단순히 뜨고 있지만은 않아요. 가늘게, 동그랗게 뜨기도 하며 여러 가지 모양으로 눈을 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합니다. 이렇듯 강아지가 눈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건 사람과 소통하기 위해 진화된 결과라고 하는데요.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시다.

강아지 눈, 초롱초롱하게 뜨게 된 이유

강아지 눈, 안구거근이 있어 다양하게 움직이고 여러 표정을 만들어요

강아지 눈에는 내측안구거근(levator anguli oculi medialis)과 외측안구거근(retractor anguli oculi lateralis muscle)이 있어요. 내측안구거근은 눈썹과 눈꺼풀을 들어 올릴 수 있게 만들어주는 근육이에요. 외측안구거근은 눈꺼풀을 옆쪽으로 당겨 눈을 초롱초롱하고 커 보이게 만듭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근육은 개에게는 있는 반면, 늑대의 눈에는 없어요. 그래서 개는 늑대와 달리 눈을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어 풍부한 표정을 지을 수 있습니다.

안구거근, 사람과의 소통을 위해 생겼어요

듀케인 대학교(Duquesne University)의 앤 버로우즈(Anne Burrows) 교수와 케일리 옴스테드(Kailey Olmstead)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개의 두 가지 안구거근은 늑대에서 개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사람과 더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해 생겨났다고 해요.

사람이 개를 길들일 때 개의 표정에 신경 쓰면서 돌봐주었기 때문에, 개가 눈을 움직여 다양한 표정을 만들 수 있도록 안구거근이 발달하게 된 것으로 추측된다고 합니다. 혹은 사람이 표정이 다양한 개를 선택해 키웠을 가능성도 있다고 해요.

보통 이런 진화는 수백만 년에서 수억 년까지 아주 오랜 시간에 걸쳐 일어나는데요. 신기하게도 개의 이런 눈 구조 변화는 수십만 년 정도의 짧은 시간 안에 일어난 변화로 매우 이례적인 사례라고 해요.

개의 얼굴 움직임, 늑대보다 사람과 비슷해

연구 결과 발견된 독특한 사실은, 개가 얼굴을 움직이는 방식이 늑대보다는 사람과 유사한 형태라는 점이에요. 앞서 설명했듯, 안구거근이 사람과 소통하기 위해 발달된 근육이기 때문에, 사람이 얼굴을 움직이는 것과 유사한 형태로 생겨났다고 추측된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개와 사람은 서로의 표정을 관찰했고, 소통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해요.

안구거근이 없는 개도 있어요

늑대와 개의 눈 근육 차이에 대한 연구, 2019년 영국 포츠머스 대학교(University of Portsmouth)의 줄리아나 카민스키(Juliane Kaminski)가 개 6마리와 회색 늑대 4마리를 비교한 결과였는데요.

6마리의 개 중 시베리안 허스키는 유일하게 내측안구거근이 없는 견종이었다고 해요. 시베리안 허스키는 유전적으로 늑대에 가까운 견종이기 때문으로 추측된다고 합니다.

우리가 강아지를 보고 귀여움을 느끼는 이유는?

베이비 스키마가 그 이유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사람을 포함한 동물들은 아기를 잘 키워야만 유전자를 후대에 전달해 살아남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 본능적으로 아기를 보면 귀엽게 느껴지며 잘 보살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우리가 아기를 볼 때 귀여움을 느끼게 되는 포인트가 몇 가지 있는데요. 이러한 아기들의 귀여운 특징을 베이비 스키마(유아도해)라고 부릅니다.

<베이비 스키마의 특징들>

• 몸에 비해 큰 얼굴
• 큰 눈
• 큰 이마
• 통통한 볼
• 작은 코와 입
• 짧은 팔다리

강아지의 특징, 아기와 비슷해요

이렇듯 우리는 본능적으로 베이비 스키마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것들을 보면 귀여움을 느끼게 되는데요. 강아지 역시 몸에 비해 큰 얼굴, 큰 눈 등의 베이비 스키마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귀엽다고 생각하게 되는 거라고 합니다.

또한, 앞서 설명했듯 늑대가 개로 진화하면서 내측 및 외측안구거근이 발달하며 전보다 크고 동그란 눈을 가지게 되었고 눈을 동그랗게 뜰 수도 있게 되었는데요. 이로 인해 강아지가 더 귀여워 보일 수 있다고 해요.

강아지 눈 모양으로 알아보는 심리 상태

강아지는 발달한 눈의 근육(안구거근)을 사용해 눈을 다양하게 모양으로 움직여 여러 표정을 지을 수 있어요. 이런 표정들을 통해 알 수 있는 강아지의 심리 상태 4가지를 알아봅시다.

1. 눈을 휘둥그레 떴을 때

강아지가 기분이 좋고 신났을 때에는 자신감에 찬 듯한 느낌으로 눈을 휘둥그레 뜨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이때 함께 보이는 행동으로는 헥헥거리기, 기지개 켜기(플레이 바우), 꼬리 흔들기 등이 있답니다.

2. 눈을 부릅 뜨고 째려볼 때

강아지가 눈을 부릅 뜨고 째려본다면 위협의 의미일 수 있어요. 위협의 의미인 경우, 입 주변에 힘을 잔뜩 주며 으르렁거릴 수 있습니다. 또, 몸에도 힘이 들어가 긴장된 모습을 보여요.

3. 눈을 가늘게 뜨고 깜빡일 때

강아지가 눈을 가늘게 뜨고 깜빡인다면, 기분이 안 좋거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뜻일 수 있어요. 이때는 혀를 계속 날름거리거나 하품을 하는 등의 행동을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강아지가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굳이 건드리지 않는 게 좋습니다.

4. 위를 쳐다보며 눈을 크게 뜰 때

강아지가 눈을 위로 쳐다보며 크게 뜬다면 긴장했다는 의미일 수 있어요. 마치 눈치를 보는 듯한 느낌이에요. 이때는 눈을 피하거나 계속해서 귀를 움직이는 등의 행동을 함께 보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