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견주와 크림푸들 볶음이의 ‘개바개’ 라이프
“Prologue”
실로 오랜만이었다. 20여 년 전, 그러니까 내가 유치원 때 처음으로 포메라니언을 안아본 이후, 새끼 강아지와 함께한 것이 말이다. 내 의지는 아니었지만, 그 당시 무려 4마리의 강아지와 유년 시절을 같이 했다. 그중 털이 유난히 하얀 푸들 한 마리도 있었다. 사실 너무 오래된 기억이었다. 더욱이 많이 어렸던 그땐 강아지는 그저 만져주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었다. 얻을 수 있는 정보도 많지 않았고 반려견을 키우는 가정도 지금과 비교했을 때는 꽤 적었다.
그렇게 20여 년이 훌쩍 지난 뒤에 다시 반려견을 맞이했다. 그때와 다른 것이 있다면, 이번에는 예뻐만 해주는 차원을 넘어 온전히 강아지의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는 것. 이제는 강아지에 대한 정보도 넘쳐났다. 수 개월간은 이 강아지에 대한 정보를 얻기에 바빴다. 단순히 ‘귀여우니까’, ‘만져주기 위해’ 함께 할 수는 없는 노릇. 강아지, 더군다나 새끼 강아지와 함께 한다는 것은 육아와도 같았다. 알아야 할 것, 가르쳐야 할 것, 그리고 책임져야 할 것이 상당히 많으니까.
“개 바이 개”
‘나도 강아지에 대해 좀 아는구나’ 싶을 때, 크림푸들 볶음이는 우리 가족이 되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이론과 실전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이론은 그저 평균적인 기록에 불과했다. 적어도 볶음이의 경우엔 그러했다. 배변 훈련을 하는 것도, 하우스에 들어가게 하는 것도.. 가장 기본적인 것들부터 조금은 달랐다. 이 어린 강아지와 매일 매일의 일상을 함께 하다 보니 깨달은 것은 ‘개바개(개 by 개)’였다. 볶음이를 품에 안기 전 얻었던 그 정보들은 결국 볶음이가 아닌 다른 개에 적용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초보 견주가 되어 보니 뼈저리게 느끼는 요즘이다. 혈액형만으로 사람의 성향을 단 4가지로 분류할 수 없는 것처럼, 강아지 역시 마찬가지였다.
“남들과는 다른 우리 개 이야기”
비단 볶음이만의 이야기는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TV 속에서 그리고 SNS나 유튜브 속에 등장하는 얌전한 강아지는 내 개와는 무관하다는 것을. 물론 그 이야기들은 강아지와 함께 하는 반려인에게 정말 많은 도움을 준다. 하지만 참고할만한 사실이지 100% 정답은 아니었다. 견주와 강아지 스스로 몇 번의 실패를 겪어야만 하는 것들이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말이 통하지 않는 누군가와 그 평생을 함께하기로 약속한 것은. 모든 초보 견주들이 그러하리라. 그래서 ‘비마이펫’을 통해 조금은 다른 볶음이의 개바개 일상을 공유하려고 한다. 시행착오 속에서 견주와 함께 성장해 가는 볶음이의 일상을 지켜봐 주시길.
“필자,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많은 초보 견주의 개는 좀 다르그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