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강아지 키우기
스피's Strory
스피랑 함께 지낸지 어느 덧 6개월
‘스피’를 키운지 6개월 가량 되는 초보 견주이자 직장인이다. 스피는 이름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재패니스 스피츠이다. 6개월간 스피를 키우며 느낀 바를 이야기하자면, 직장인이 강아지를 키우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하루의 시작은 스피의 짖음소리와 시작된다. 새벽에 신문배달하는 소리에 스피는 잠에서 깨서 짖기 시작한다. 몇번의 짖음이지만, 스피의 우렁찬 목소리는 나를 아침잠에서 깨우기 충분하다. 그래도 덕분에 일찍 기상하게 되어 침대에서 일어나 스피에게 감사의 인사로 간식을 준다.
직장에서 돈 벌어 스피 밥 먹여야지
퇴근 시간이 일정치 않은 관계로, 아침에 산책을 시켜주려고 노력한다. 피곤한 상태로 아침에 산책을 나가는 일은 쉽지 않다. 솔직히 가끔은 일어났다가 다시 침대에 누워 버려 산책을 못 나가는 날도 있다. 이런 날은 부모님이 대신에 아침은 산책을 시켜준다.
출근할 때면, 돈을 열심히 벌어오라고 스피가 신발장 앞까지 배웅 나와준다. 이럴 때는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가장이 된 것 같다.
주인아 집에 일찍와!
퇴근 후 친구들과의 술자리가더 이상 자유롭지 못하다. 너무 늦게 들어가면, 스피가 ‘왜 이렇게 늦게 들어왔냐고’ 평소보다 더 오랫동안 짖는다. 부모님과 이웃들의 원성을 듣지 않으려면 최소 저녁 11시에 귀가해야 한다. 성인이 되어 한 번도 있지 않았던 통금시간이 스피 덕분에 생겨버렸다.
저축금액도 살짝 줄어들었다. 사료값, 목욕값 등 정기적으로 부담해야 할 비용이 살짝 과장하면 내 식비랑 맞먹는 것 같다. 돈은 조금 더 들어도 좋으니, 아프지만 않게 자랐으면 하는 바람에 사료나 간식도 좋은 사료를 구매하다 보니 비용이 평균보다 많이 소요되는 것 같다.
글을 쓰다 보니 다시 한 번 느끼지만, 강아지를 키우는 것은 돈도 많이 들고, 손도 많이 가는 일이다. 주변 지인이 강아지의 귀여움에 반해 키우겠다고하면 무조건 뜯어 말릴 것 같다. 특히 직장인이 강아지를 키우는 것은 매우 신중히 생각해야할 일이다. 야근과 회식 콤보를 맞은 후에도 집에 돌아와 강아지를 산책 시켜줄 멘탈은 갖춰야하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가 나에게 반려인이 된 것을 후회하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집에 갔을 때 내가 반갑다고 짖어줄 친구가 있다는 것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행복한 일이기 때문이다.
귀여운 외모에 반해서 동물을 입양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15년을 함께할 동물친구를 찾는다고 하면, 나는 반려인이 되는 것을 적극 추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