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실패하는 강아지 목욕 | 볶음이의 개바개

“2~3주에 한 번, 찾아오는 고민”

볶음이가 어느덧 집에 온 지 약 3주가 되어갈 때였다. 당시에는 아직 어린 강아지라 야외 활동을 한 적이 없었고, 그저 항문과 생식기만이 조금 더러워지고 있는 즈음이었다. 보통 강아지의 목욕은 그리 자주 씻길 필요가 없다고 하여, 마음의 여유를 갖고 기다리고 또 기다리던 참이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볶음이도 목욕을 해야 할 운명의 날이 다가왔고, 초보 견주는 또 한 번 고민에 빠졌다. 집에서의 목욕이 좋을까? 전문 숍을 방문하는 것이 좋을까?

 

“애견 숍의 셀프 목욕은?”

강아지의 목욕을 위해 어떤 방법이 가장 나을까 꽤 많은 고민을 했다. 아무리 전문 숍이라고 하더라도 견주가 아닌 다른 사람의 손길에 강아지가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더러 있었다. 그렇다고 집에서, 도대체 어떤 제품으로 강아지를 씻겨야 할지도 고민이었다. 가장 큰 걱정은 역시 말리는 문제. 뜨겁고 요란스러운 드라이기로 여린 피부의 어린 강아지를 말릴 수는 없는 일이었으니까. 그렇게 초보 견주는 그 팔랑거리는 귀를 간신히 부여잡고, 셀프 목욕이 가능한 숍에서 볶음이를 씻기는 걸로 최종 결론 내렸다.

 

그렇게 15분에 5,000원 하는 셀프 목욕을 시작했다. 필자는 볶음이가 혹여 스트레스를 받진 않을까, 물을 천천히 끼얹느라 허송세월을 낭비했다. 세월아 네월아 하는 약 30여 분의 시간 동안 체온이 떨어진 이 어린 강아지는 공포와 불편함에 온몸을 바들바들 떨었다. 또 한 번의 판단 실수였다.

 

“결국 실패하는 강아지 목욕”

셀프 목욕 장소의 물 세기는 따로 조절할 수 없었고, 온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더군다나 쏟아지는 물보다 이 어린 강아지에게 두려운 것은 엄청난 소음이었다.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줄기는 그 세기보다도 소리가 더 요란했다. 강아지의 피부에 어떨지 모르는 샴푸와 린스도 마찬가지였다. 단순히 물을 묻히고 마사지를 해준다고 끝나는 샤워가 아니다.

더 큰 고비가 남았으니 그것은 털 말리기였다. 일반 드라이기를 차마 쓸 수 없어 선택한 것이 이 숍의 셀프 목욕이고 강아지 전용 드라이기였다. 그나마 나은 것은 이 드라이기 정도. 강아지를 앉혀 놓고 양손을 이용해 털을 말릴 수 있다는 점은 불행 중 다행이었다. 하지만 털 말리기도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이미 겁을 먹을 대로 먹어버린 어린 강아지는 한 시도 몸을 가만히 두지 않으니 말이다. 조급한 강아지와 더 조급한 견주의 첫 목욕은 서로에게 고통만 주고 끝나버렸다.

너무 많이 무지했고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 괜한 근심과 느긋한 조심성은 오히려 어린 강아지에게 또 다른 스트레스가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아직 마음의 준비가 덜 되었다면 차라리 애견 미용 전문점을 방문하는 것이 나을지도. 어차피 미용도 필요하다면 말이다.

결국 볶음이는 그 이후 애견 미용 전문점을 찾아 능숙한 전문가의 손에 맡겨졌다. 물론 목욕을 하는 순간을 함께 하고 지켜봤다. 초보 견주의 역할이 그것밖에 없다는 것은 슬픈 일이지만… 언젠가 볶음이가 집에서도 느긋하게 스파를 즐기는 날이 오길 바라며. 오늘의 시행착오가 곧 더 나은 경험이 되길 바랄 뿐이다.

 

글쓴이: 크림푸들 볶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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