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쇼의 꽃, 하우스홀드 펫 클래스 (HHP)
캣쇼 관련 글을 보다 보면, 가끔 하우스홀드 펫(이하 HHP, Household Pet) 클래스를 볼 수 있다. 영어권 사람이라면 훨씬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쉽겠지만 한국인인 우리에겐 ‘하우스홀드’라는 단어부터가 참으로 낯설기 마련이다. 하우스홀드란 ‘가족’, ‘가정’을 의미한다. 캣쇼의 하우스홀드 펫 클래스는 기본적으로 혈통서와 혈통 등록증이 있는 고양이가 출전하는 키튼십(Kittenship), 챔피언십(Championship)과 다르게 가정에서 키우는 일반 고양이가 출전 가능한 클래스를 의미한다. 즉, 부모 고양이의 정보나 혈통서, 혈통 등록증, 심지어 캐터리조차 필요 없다. 단지 출전 고양이의 컬러, 이름, 그리고 성별의 정보와 그 고양이의 오너(보호자)만 있으면 출전이 가능하다.
심지어 발가락이 몇 개 없다거나, 동네 고양이 시절 TNR의 귀 커팅 흔적이 있다거나 혹은 꼬리가 꺾여있는 등의 장애가 있는 고양이도 문제없이 출전할 수 있다. 실제로 시즌 시즌 위너에 보면 다양한 고양이를 확인할 수 있다.
> HHP 이전 시즌 Winners
캣쇼의 꽃은 바로 HHP!
실제로 캣쇼의 꽃은 HHP라고 하며, 고양이 반려문화가 우수한 선진국일수록 HHP 클래스가 활발하게 열린다고 한다. 물론 가정에서 특별한 일이 없으면 외출하지 않았던 고양이들은 캣쇼에 출전하게 되면 낯선 고양이, 낯선 장소, 그리고 낯선 사람 때문에 소극적이거나 공격적으로 변할 수 있다. 하지만 할퀴거나 깨무는 등의 행위로 저지를 해치지 않는다면 문제없이 심사를 받을 수 있다. 집에서 날아다니는 성격의 장난꾸러기 고양이가 의외로 얌전하게 심사대에서 심사를 받을 수도 있다. HHP에 참가하는 고양이는 대게 쇼가 처음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저지들도 참가 고양이들이 다소 예민하거나 소극적인 것을 감안하는 편이다.
> 미국 CFA 캣쇼 하우스홀드 펫 심사 장면 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VRMk34Krz6k
사랑을 많이 받은 고양이가 승자!?
캣쇼에 참여하는 고양이는 대부분 각 협회에서 지정한 스탠다드가 있고, 저지는 스탠다드에 의거해서 고양이들의 순위를 평가합니다. 매번 ‘이 고양이 품종의 스탠다드가…’ 라며 심각하고 진지하게 고양이들을 이리저리 살펴야 하는 저지들도 HHP 심사 때만큼은 즐거워 보인다. 특정한 품종에 대한 심사가 아닌 만큼 정해진 스탠다드가 없어 머리가 덜 아픈 건 아닐까. 저지는 심사대에 오른 이 고양이가 얼마나 상냥한지, 털이 엉키지 않고 잘 관리되었는지, 너무 마르지는 않았는지, 잘 먹고 자라 튼튼한지 등을 주관적으로 판단한다. 그래서 HHP만큼 결과의 예측이 어려운 클래스도 없는 것 같다.
우리 고양이도 캣쇼에 참가하고 싶어요!
먼저 캣쇼에 HHP 클래스가 열리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 HHP 참가 고양이 수가 적어 HHP 클래스가 열리지 않는 경우도 꽤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TICA 캣 클럽 중 하나인 TKBS(The Korean Bengal Society) 클럽에서는 단 한 마리라도 출전하는 고양이가 있다면 HHP 클래스를 개최하기로 지난 시즌 결정했다. HHP로 참가하고 싶다면 이 클럽의 쇼 스케줄을 자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물론 다른 고양이 협회 클럽에서도 HHP는 활발하게 열고 싶어 하는 분야인 만큼 관심 가지는 사람이 많을수록 더 활발하게 열릴 것이다.
> TICA-TKBS(The Korean Bengal Society) 블로그 https://blog.naver.com/koreabengal
캣쇼에 HHP 클래스로 참여하고 싶다면,
먼저 8개월 이상된 고양이는 중성화가 되어있어야 한다. 키튼(4개월 이상)이라면 중성화가 안되어 있어도 괜찮다. 그다음으로 고양이의 컬러를 알아야 하는데, 보통의 HHP 참가자는 처음인 경우도 많기 때문에 컬러를 알기 어렵다. 심지어 고양이협회의 홈페이지에 가도 전혀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다. 이럴 때는 해당 캣쇼 담당자의 연락처(대게 엔트리 신청하는 곳에 이메일이나 핸드폰 연락처가 같이 기재되어 있다)를 통해 고양이의 컬러와 모습이 잘 드러난 사진을 보내어 고양이의 컬러를 물어보는 것이 좋다.
고양이의 대기 케이지는 대부분 본인의 것을 가져오는 편이지만 이번이 첫 참가라면 클럽에서 대여해주는 케이지를 사용하면 된다. 엔트리를 신청할 때 대기 케이지를 빌리는 여부를 체크할 수 있다. 대신 고양이의 케이지를 덮어줄 커다란 담요나 커버는 스스로 준비해야 한다.
* 만약 지속적으로 쇼에 참여해 쇼 포인트를 누적하고 싶다면, 해당 캣 클럽의 홈페이지를 통해 등록하거나 캣쇼장에 마련된 신청서를 통해 등록할 수 있다.
참가 고양이가 미리 준비해야 할 사항
- 참가하는 고양이들은 반드시 예방접종을 마쳐야 합니다.
- 귀 진드기, 곰팡이성 피부병, 전염성 질병에 걸리거나 의심이 가는 고양이는 참가할 수 없습니다.
- 쇼 출전 전에 꼭 목욕을 시키고 발톱을 깎아야 합니다.
- 다른 참가 고양이는 오너에게 허락받지 않았으면 만지지 않습니다. 만진 후 손 소독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 케이지에서 대기하는 동안 사용할 작은 화장실과 물, 간식, 기타 장난감 등도 준비해야 합니다.
[HONEY TIP] 나만 고양이가 없는 분들을 위한 캣쇼 관람법
국내에서 개최되는 캣쇼는 대게 무료로 참관이 가능하다. 특별히 예매나 사전 등록이 필요 없이 날짜와 장소를 확인하고 있다가 가서 보면 된다. 캣쇼가 생소한 사람은 참여에 앞서 캣쇼를 구경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친절한 브리더를 만난다면 자신의 고양이를 만져보게 하거나 쓰다듬게 해 줄 수도 있다. (물론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브리더 혹은 오너가 친절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또한, 고양이 물품을 판매하는 기업 부스가 참여할 수 있어 보다 저렴하게 고양이 용품을 구매할 수 있다.
관람자가 지켜야 할 사항
- 별도의 공지가 없는 한 참가 고양이 이외의 고양이 동반은 불가합니다.
- 사진 촬영은 허용이 되지만 플래시 사용은 금지입니다.
- 심사 도중에 심사위원에게 말을 걸거나 소리를 질러 심사를 방해하는 행동을 삼가합니다.
- 쇼장 내에서는 금연해주시고, 고성방가를 삼가합니다.
- 대기 케이지는 참가 고양이의 휴식공간입니다. 오너의 허락 없이 함부로 커버를 들 추어 만지거나 촬영을 하지 않도록 합니다.
대게가 아니라 대개잖아;
기본적인 맞춤법도 틀리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