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용이와의 두번째 이야기, 강아지 돌보기 참 쉽지 않다

용이와 함께 한지 6년이 되어가는 시점에도 제대로 먹이고 있는 건지, 잘 돌보고 있는 건지 확신이 서지 않고 부족한 것만 같습니다. 지금보다 더 몰랐던 과거를 회상하면 참 부끄러운데요, 바라보기만 해도 즐겁고 보살펴주는 게 좋았던 저는 자그마한 동물들과 항상 함께 해왔어요.

하지만 녀석들과도 힘들었던 이별인데 교감 능력이 탁월한 강아지와는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무섭기도 했고 ‘털 날린다’, ‘돈이 많이 든다’ 대충 들리는 것만으로도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니라 느꼈기 때문에 오랜 시간 망설이다가 결국 그런 걱정들을 묻어둔 채 용이와 식구가 되었습니다.

손이 많이 가는 강아지의 몸

어느 날, 강아지 발에서 피가 났다

강아지 몸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던지 하루는 용이의 발에서 피가 뚝뚝 묻어 나왔어요. 병원에 갔더니 털 속에 숨겨져 있던 또 하나의 발톱이 부러진 채 덜렁거리고 있었어요. 며느리발톱이 길게 자라다 못해 부서졌던 거죠.

항문낭을 제대로 짜주지 않아 생긴 염증으로 엉덩이를 바닥에 질질 끌고 다닌 적도 있었고요. 항문낭과 며느리발톱의 존재를 몰랐던 저는 결국 용이가 탈이 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어요.

사소한 방치, 강아지 건강과 직결될 수 있어

용변을 치워주고 먹이만 챙겨주면 되는 소동물들과 달리, 강아지는 나름의 각오가 무색할 만큼 많은 인내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수시로 깎아주어야 하는 발톱, 뭉치지 않게 빗어주어야 하는 털, 미끄러지지 않게 밀어야 하는 발바닥, 귀 청소, 버둥대는 몸을 잡고 하는 양치 등 손을 아주 많이 필요로 하며 사소한 방치도 강아지의 건강에는 직결될 수 있죠.

정보의 홍수 속 주인은 책임감, 때로는 죄책감을 느낀다

나름 돌봄에 익숙하다 생각했건만 강아지는 다른 차원이었어요. 까다로운 위생 부분 외에도 신경 써야 할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니까요. 초콜릿포도가 강아지에게 독극물과 같다는 기본 상식 외에, 어떤 사료를 먹이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알레르기 반응과 건강 문제는 특히 중요하지요.

선택지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도 먹거리로 항상 고민하게 만들고 정보의 홍수 속에서 주인의 선택에 따라 전적으로 반려견의 삶의 질이 좌우되다 보니, 책임감과 죄책감 문제도 따릅니다.

아기처럼 잠든 용이

장난감 아닌 갓난 아기 같은 존재

강아지 반려는 육아보다 더 힘든 일일지도 모른다

강아지 반려란 때로는 갓난 아기와 함께 하는 것 같아요. 강아지는 무한한 위로와 기쁨을 주는 친구 같은 존재지만 끊임없는 주인의 관심을 필요로 해요. 혼자 두기라도 하면 가족들은 녀석 걱정에 맘이 편치 않지요. 게다가, 현실적으로 가장 부담스러운 금전적인 문제까지. 육아만큼이나 어려운 일 아닐까요? 아니, 어쩌면 일정 부분에선 육아보다 더 힘든 일일지도 모릅니다. 아기는 시간이 갈수록 홀로서기를 하지만 강아지는 평생동안 많은 손길을 필요로 하는 존재거든요.

물론 이런 이야기가 공감되지 않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이런저런 신경 쓰지 않고 방목하듯 강아지를 키우는 견주분들도 많으니까요. 하지만 강아지를 식구로 맞이하는 것이 결코 만만하게 볼 일이 아니라는 것은 사실입니다. 강아지가 주는 행복은 크지만 그들의 예쁜 모습만을 보고 섣불리 데려온다면 강아지도 견주도 너무나도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 분명하니까요.

쉽게 데려오고 쉽게 버리는 상황이 안타까운 이유

사랑스러운 용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중한 인연으로 맺어진 지금 ‘이런 복잡한 사안들을 미리 알았다면 강아지를 키우지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보다 ‘철저히 공부하고 만났더라면 용이가 더 건강하게 컸을 텐데’ 하는 후회가 남는 쪽이지만, 저 역시 겪기 전까진 잘 알지 못했고 여전히 배우고 있는 중이기에 제도와 교육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강아지를 쉽게 데려오고 쉽게 버리는 ‘상황’이 이해도 되고 안타깝습니다.

강아지를 돌본다는 건 많은 책임이 요구된다는 걸 제대로 알고, 함께 한 뒤에는 부족할 순 있어도 윤리를 저버리는 나쁜 주인은 되지 않도록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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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평생에 단 하나뿐일 반려견 '용이'와 함께하며 드는 소소한 생각들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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