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캣닢 좋아하는 이유는?
캣닢, 어떤 식물일까?
고양이 집사라면 고양이에게는 마약과도 같은 캣닢에 대해 잘 알 것이다. 과연 이 캣닢은 어떤 식물이길래 우리 주인님 고양이를 미치게 하는 것일까?
캣닢은 민트과에 속하는 향기로운 식물이다. 학명은 네페타 카타리아(Nepeta cataria), 때로는 ‘캣민트(catmint)’라고 불린다.
캣닢의 원산지는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였으며, 오늘날에는 전 세계로 퍼져 250종 이상이 있다.
캣닢은 60~90cm 정도로 자라며 하트 모양의 잎과 튼튼한 줄기가 그 특징이다. 그리고, 파란색, 흰색, 분홍색 또는 자주색 꽃들이 피어난다.
고양이 주인님께 “캣닢 = 환각제!”
캣닢의 잎과 줄기에는 “네페탈락톤”이라는 기름이 들어 있다. 그리고, 고양이가 네페탈락톤 냄새를 맡으면 ‘페로몬’이라는 화학물질을 감지하는 특수 수용체가 자극된다.
고양이에게 행복감을 주는 일종의 화학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 효과는 환각제가 인간에게 미치는 효과와 비교되기도 한다.
따라서, 고양이가 캣닢 냄새를 맡으면 캣닢을 문지르고, 그 위를 뒹굴고, 핥고 심지어 씹는다.
캣닢에 특히 강한 반응을 보이는 고양이는 기운차고, 야옹거리며, 으르렁, 그르렁거리고, 침을 흘리면서 몇 분 동안 미친 듯이 행동할 수 있다! 간혹, 흥분도를 높여 고양이 다툼의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몇 분 후에, 캣닢의 효과는 사라지고, 고양이들은 얌전해진다. 그러다가 한 2시간이 지나면 다시 캣닢과 놀면서 같은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캣닢, 활동량을 늘릴 때 사용하기에 좋아
캣닢은 고양이의 활동량을 늘리고 싶을 때 사용해도 좋다. 평소 고양이가 장난감에 관심이 없다면, 장난감에 캣닢을 뿌려주면 된다.
단, 고양이에게 캣닢을 자주 주면 반응이 떨어지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두 번 10~15분 정도만 사용하는 게 좋다.
캣닢 활용법
- 장난감에 넣거나 스크래쳐에 문질러 활동량 높이기
- 새로운 환경에 있을 때 캣닢을 뿌려 적응시키기
- 차량 이동이나 손님 방문 등의 상황에 진정시키기 위해 활용하기
- 간식이나 사료에 뿌려주기
- 벽지나 소파 긁는 대신 스크래쳐에 발톱 긁을 수 있게 관심 끌기
그리고 인형이나 장난감에 든 캣닢이 오래되면 마른 건초 냄새가 난다. 고양이가 오래된 캣닢엔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을 땐 밀폐용기나 지퍼백에 담아 보관하는 걸 추천한다.
모든 고양이 캣닢 영향받는 것은 아니야
하지만 모든 고양이가 캣닢에 반응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고양이의 약 50%~75%가 캣닢의 영향을 받는다고 추정한다. 특히, 어린 자묘나 노묘라면 캣닢의 영향을 덜 받는다.
고양이가 캣닢에 반응하는지는 유전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오스트레일리안 고양이들은 캣닢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최근, 캣닢과 비슷한 반응을 보이는 식물을 찾는 연구가 있었다. 2017년 세바스티안 불의 논문으로, 집고양이와 호랑이, 살쾡이를 대상으로 실험했다.
그의 논문 “고양이의 개다래(Actinidia polygama), 분홍괴불나무(Lonicera tatarica), 쥐오줌풀 뿌리(Valeriana officinalis) 및 캣닢(Nepeta cataria)에 대한 반응“에서 집고양이 100마리와 호랑이 9마리, 살쾡이 5마리를 대상으로 각 식물마다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관찰했다.
카펫이나 양말 위에 식물 가루를 뿌렸을 때 관찰한 결과, 고양이 중 79%가 개다래(마따따비)에 반응했다. 그리고 50% 정도가 분홍괴불나무, 쥐오줌풀 뿌리에 반응을 보였다.
특히, 캣닢에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고양이 중 75%가 개다래에 반응을 보였는데, 나무줄기보다 열매를 사용했을 때 고양이의 반응이 더 좋았다.
캣닢과 달리 분홍괴불나무와 쥐오줌풀 뿌리에선 네페탈락톤 성분이 없었지만 고양이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야생동물도 캣닢에 유사한 반응 보여
캣닢은 단순히 집고양이 뿐만 아니라 야생동물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자, 재규어, 표범, 눈표범과 같은 고양잇과 동물들이 캣닢에 노출될 때도 집고양이와 비슷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동물원에선 스트레스 심한 동물들에게 가끔 캣닢을 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표적인 고양잇과 동물인 호랑이는 캣닢, 캣닢과 유사한 반응을 보이는 식물에서도 약효가 없었다.
세바스티안의 실험 결과, 호랑이는 캣닢이나 개다래(마따따비) 등 심드렁하거나 반응이 크게 없었다. 반면에, 살쾡이 5마리에게 실험했을 땐 살쾡이 모두 캣닢 또는 개다래 가루가 든 종이봉투에 반응을 보였다.
살쾡이는 앞다리를 이용해 종이봉투를 머리 가까이에 대고, 턱과 뺨을 문지르면서 뒹굴고 침을 흘렸다고 한다.
캣닢, 사람에게는 어떨까?
우선, 캣닢의 네페탈락톤 성분은 모기, 파리, 바퀴벌레, 흰개미를 쫓아낸다. 그 효과는 대부분의 방충제 성분인 DEET보다 10배나 더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집에 두고 사용했을 때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아쉽게도 네페탈락톤은 피부에 바르면 방충제 성질을 잃는다.
또한, 캣닢은 오랜 시간 인간에게 약으로 사용되어 왔다. 캣닢을 차나 주사로 쓰면 순한 진정제와 같은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메스꺼움, 두통, 치통을 치료하기 위해 캣닢이 사용해졌다.
캣닢, 아픈 고양이에게도 안전할까?
캣닢이 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다. 연구에 따르면, 폐 질환, 심장 질환, 고혈압을 앓는 고양이의 경우 캣닢이 위험요소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또한, 캣닢은 마취에 지장을 주지도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갑상선에 문제가 있는 고양이라면 캣닢의 요오드 함량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처방식 사료 업체인 힐스( Hill’s)에 따르면 갑상선 수치가 조절될 때까지 일정 기간 캣닢을 주지 말 것을 권장한다. 그리고, 초기 단계를 지나면 천천히 캣닢을 주고 이상은 없는지 모니터링할 것을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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