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의 일상 (Why 채식?)
채식을 시작하게 된 소소한 이야기
채식을 시작하다
사실 너는 나와 별반 다르지 않구나
내가 처음으로 채식주의자가 되고싶다고 생각한 것은 27살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강아지를 키운지 10년차, 캣맘생활 2년차 때였다. 많은 사람들이 왜 고기를 먹지 않느냐고 물어보는데, 나는 동물이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은 생명체라고 생각해서 먹지 않는다.
강아지와 한 집에서 살다보면 느낄 수 있다. 우리가족의 구성원으로 자리잡는 과정을. 그저 나와 다른 신기한 생명체로 바라보다가, 나를 조르며 원하는 것을 기필코 얻어내는 모습, 엄마한테 혼나면 어쩔 줄 몰라 고개를 푹 숙이는 모습의 강아지와 생활하다 보면 이 아이는 그저 ‘개’로 우리집에 얹혀 사는 존재가 아니라는걸 깨닫게 된다.
강아지에서 시작한 동물에 대한 유대감은 고양이에게까지 닿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듯 나는 간택을 당했다. 어느 날 엄마 고양이가 새끼 고양이를 데리고 우리집 앞에 나타났는데, 우두커니 앉아 ‘야옹’하는 그 모습이 마치 나에게 ‘밥 좀 줘’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나는 캣맘이 되었다. 엄마 고양이는 항상 새끼가 사료를 다 먹고난 후에야 맘편히 밥을 먹었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엄마 고양이를 보면서, 우리가 으레 사용하는 ‘인간적’이라는 말이 얼마나 사람 중심적인 단어인가 싶었다.
근본적인 질문, 나는 고기를 먹어야 할까?
이렇게 집에서는 강아지, 길에서는 고양이를 친구삼아 생활하는 나를 계속 불편하게 하는 말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끝나지 않는 논쟁인 ‘강아지만 불쌍하느냐, 다른 동물은 그럼 왜 먹느냐’였다. 나는 이 점 때문에 채식을 시작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 점 때문에 ‘나는 꼭 육식을 해야하는걸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되었다.
꽤 오랜 시간 고민한 끝에 ‘내가 꼭 육류를 먹어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존재라면, 나는 동물에 대한 최소한의 인도적인 도리를 하고싶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동물복지농장이나, Fake fur 등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저 의문을 가지게 되었을 때부터 고기를 먹고싶다는 생각이 옅어졌고, 자연스레 고기를 먹지 않게 되었다.
채식주의자가 되면 듣게 되는 말
가끔(보다는 조금 자주) 밖에서 뵙는 몇몇 사람들이 ‘고기를 먹고싶은데 참는 것이 힘들지 않냐’, ‘이 고기 진짜 맛있는데 한 점만 먹어봐’ 라고 권유할 때가 있다. 사실 채식주의자는 고기를 먹고싶은데 힘들게 참는 사람들이 아니다. 내 입장에서 힘들었던 것은 먹고싶지 않은 고기를 계속 권유 받는 상황 혹은 ‘동물보다 사람이 먼저지’ 라는 훈계이다. 내가 동물이 사람보다 먼저라고 생각하는 게 아닐 뿐더러, 후자의 말은 채식이나 동물복지에 대한 논점을 흐리게 하는 대표적인 말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생각한다. 나는 그저 동물과 사랑을 주고 받을 기회가 있었을 뿐이구나.
채식주의자 성 대리의 소소한 이야기
이 포스트는 반려인이자 채식주의자(페스코테리안)로 살면서 느낀 점, 채식주의자를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이다.
아직도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계속 미루어지고 있지만.. 다음 여행때는 기내식만이라도 베지테리안용으로 주문하면서 다시 조금씩 다가볼까 생각합니다.
베지테리안이 되면 다시 되돌아올 수 없다, 혹은 엄격한 방식으로 바로 식단을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하기보다 한 번, 두 번 시도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새 플렉시테리언 (Flexible Vegetarian)도 많이 생기고 있는걸 보면 주어진 환경에서 가치관을 실천하려는 현대인들의 시도가 느껴집니다. (참고로 국내항공사의 경우 채식용 기내식은 2주 전 예약을 해야한다고 합니다..ㅠ 몰랐는데 미국 비행 시에 첫 끼의 2개 메뉴가 모두 육류라 쫄쫄 굶었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