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영양학 – 탄수화물 편
반려견을 키우는 견주로써 매일 하는 일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있으니 바로 ‘밥 주기’다. 강아지는 주인이 밥을 가지러만 가도 알아차리고 신난다고, 빨리 달라고 꼬리를 흔든다.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무엇을 어떻게 먹는가’는 신체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다.
우리는 모두 주인으로써 반려견에게 최선의 음식을 최선의 방법으로 먹이고 싶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에게 필요한 영양성분과 그 역할을 알고, 사료를 선택하고 식단을 구성해야 한다.
개에게 탄수화물이란?
반려인들에게 가장 흔하게 알려져 있는 말은 ‘탄수화물은 비필수 영양소이다’라는 말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실제로, 미국국립연구회의(NRC)나 미국사료관리협회(AAFCO)에서 제시하는 필수 성분에는 탄수화물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말이 ‘탄수화물은 적어야 한다’ 혹은 ‘탄수화물은 하는 일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탄수화물은 포도당의 원천으로 다른 영양성분처럼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탄수화물은 단순, 복합 탄수화물로 나뉘는데 각각은 아래와 같은 특징을 지닌다.
- 단순 탄수화물: 이미 쪼개진 상태의 단순당으로, 쉽고 빠르게 소장에서 흡수가 이뤄져 포도당으로 전환됨
- 복합 탄수화물: 여러 개의 단순당이 붙어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단순 탄수화물보다 소화가 늦음
더불어, 복합 탄수화물은 녹말(전분)과 섬유질로 나뉘며, 각각은 아래와 같은 특징을 지닌다. 특히, 녹말(전분)은 건사료 제조 시 압출가공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 녹말(전분): 경제적이고 소화 가능한 에너지원. 췌장 및 장벽에서 나오는 분해 효소에 의해 분해
- 섬유질: 필수영양분에 들어가지는 않지만 과일, 야채, 견과류, 곡물 등으로부터 나오는 식이섬유는 위장의 건강에 필요함
탄수화물 적정 섭취량은?
야생에서 살던 시절의 개들이 섭취하던 식단에는 탄수화물이 약 10%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현재도, 개에 대하여 탄수화물에 대한 필수/적정 섭취량이 정해져 있지 않다. 또한, 개체별로 소화력에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적정량을 말하기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탄수화물 함유량 제한 혹은 조절해야 하는 질병이 있다. 당뇨병의 경우 그렇다. 식이 탄수화물은 포도당과도 같아서 혈당을 높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고중성지방혈증이나 췌장염의 경우에는 저탄수화물 식단을 피해야 한다고 한다. 저탄수화물 식단의 경우 자동적으로 고단백, 고지방을 함유하게 되는데 이는 해당 질병에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탄수화물 부족, 임신한 개에게 꼭 문제인 것 아냐
종종 탄수화물이 임신한 개에게 필수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인용되고는 한다. 하지만 이 연구는 후에 다른 연구 결과들에 의해 부인되었다. 탄수화물 제한식단이라고 하더라도 단백질이 충분하다면 자견에게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 연구(1): 임신 기간 동안 무탄수화물 식단 (단백질 26%)을 모견에게 급여하였더니 자견의 생존율이 63%밖에 되지 않았음
- 연구 (2): 각각 단백질이 51%, 45%인 무탄수화물 식단을 모견에게 임신 기간 동안 급여하였는데 이는 자견의 생존율, 크기, 몸무게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음
탄수화물이 부족한 경우 단백질이 분해되어 아미노산에서 당신생과정을 거쳐 포도당이 공급된다. 그리고 이 때, 단백질 함유량이 높다면 임신기간에 요구되는 혈중포도당을 유지하는 데에 문제가 없다.
후에 이뤄진 다른 연구(3)에서도, 단백질 함량이 충분하다는 전제 하에 탄수화물 제한 식단 임신 중인 모견에게 부작용을 야기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무탄수화물 식단의 경우 1kg (물질대사 본체 중량 (Metabolic body weight) 기준) 당 약 12g의 단백질이 필요하다고 산정하였다. (일반 탄수화물 식단의 경우 7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