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인들 힘 모아 반려견 공원 출입금지 정책 바뀌어
반려인들의 일과에서 산책은 빠질 수 없다. 강아지가 산책을 못 한 날에는 온 집안에 말썽을 피우면서 ‘심심해’를 표현한다. 그런 강아지를 데리고 갈 곳은 많지 않다. 시간이 있을 때야 애견운동장에 가겠지만, 보통 집에서 거리가 멀다. 아예 없는 지역도 있다. 어렵지 않게 데리고 갈 수 있는 곳은 집 근처 공원이다.
간혹 공원에 ‘애완견 출입금지’라는 표지판 혹은 팻말이 붙어있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 ‘여기는 데려오면 안 되나보다’ 하고 아쉬운 마음에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하지만, 여기에 의문을 품은 반려인들이 힘을 모아 반려견 출입 금지 정책이 철회된 공원이 있다. 그 내용을 알아보고, 우리 동네는 어떤지 살펴보자.
출입금지 팻말에 의문을 가지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이 올라왔다. ‘전라남도 완도군에 있는 체육공원을 산책하면서 애완견 출입금지라는 표지판을 여러 개 보았다. 처음에는 당연히 안 되나보다 했지만 공원녹지법 그 어디에 근거해서도 정당한 사유없이 반려동물의 출입을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해당 반려인을 포함한 다른 반려인들이 담당 구청에 민원을 넣었고 약 3주가 지나 ‘애완견 출입금지’ 팻말은 ‘애완견 동반 에티켓’ 팻말로 바뀌게 되었다.
사실 이번과 같이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도시공원에서 반려견 출입금지 정책을 취하였다가 철회한 사례가 있다. 작년 (’17년) 2월 울산광역시 남구에 위치한 선암호수공원에도 ‘애완동물 출입금지’ 현수막이 걸렸다가 약 한 달 후 철거되었던 것이다.
공원녹지법에는 어떤 내용이?
공원 출입금지와 관련된 민원의 내용과 출입금지 철회의 주요 근거가 되었던 법은 바로 공원녹지법이다. 이 법 제49조 (도시공원 등에서의 금지행위)에서는 공원 내 금지사항에 대해 나열하고 있다.
제49조(도시공원 등에서의 금지행위)
① 누구든지 도시공원 또는 녹지에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4. 동반한 애완동물의 배설물(소변의 경우에는 의자 위의 것만 해당한다)을 수거하지 아니하고 방치하는 행위
② 누구든지 특별시·광역시·특별자치시·특별자치도·시 또는 군의 조례로 정하는 도시공원에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행상 또는 노점에 의한 상행위
2. 동반한 애완견을 통제할 수 있는 줄을 착용시키지 아니하고 도시공원에 입장하는 행위
위와 같은 공원녹지법에 근거하여 반려인들의 민원은 ‘국가 운영 도시공원의 경우 공원녹지법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목줄을 착용하지 않고 산책하는 것을 단속, 계도, 금지시킬 일이며, 반려견 자체를 출입할 수 없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해당 민원을 처리한 울산광역시 남구와 전라남도 완도군은 민원 처리에 따라 공원 내 팻말을 ‘펫티켓 유의사항’에 대한 내용으로 바꾸었다.
펫시티 위해 펫티켓 지켜야
반려인들이 한 목소리를 내서 반려동물과 반려인의 권리를 찾은 것은 기쁜 일이다. 하지만 펫티켓이 잘 지켜지지 않아 공원 이용객들이 피해를 받아서 이런 정책이 생겼다고 한다면 그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반려동물이 함께 할 수 있는 도시인 펫시티가 조성되려면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상호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다시 말해, 반려동물은 잠재적인 피해를 주는 존재가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한 생명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형성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반려인들의 펫티켓이 필수적이며 오늘도 산책을 나갈 때에는 리드줄과 배변봉투를 잊지말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