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혀, 사실은 뜨거운 음식을 잘 못 먹는다?
고양이 혀 질감은 굉장히 까끌까끌하죠. 뭐든 잘 먹을 것만 같은 고양이지만, 사실은 단맛을 못 느끼고 뜨거운 음식도 잘 못 먹는다고 합니다. 고양이 혀에 대한 구조와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볼까요?
고양이 혀, 왜 까끌까끌할까?
고양이 혀를 자세히 보면 오돌토돌 가시처럼 생긴 돌기가 나있죠. 가끔 고양이가 애정표현으로 집사의 얼굴이나 손발을 핥아주는데, 너무 까끌까끌해서 아프지만 행복해서 꾹 참을 때도 있습니다.
사람이나 강아지와 달리 고양이 혀는 왜 그렇게 까끌까끌한 돌기가 나 있는 걸까요?
고양이 혀에 난 돌기로 기생충 제거할 수 있어
고양이 혀엔 우리가 입는 외투에 있는 찍찍이(벨크로)처럼 작고 뾰족한 가시가 나 있죠. 고양이의 혀에 난 가시를 실유두(filiform papillae)라고 하는데, 고양이 한 마리당 약 290개의 실유두가 나있다고 합니다.
실유두는 고양이가 그루밍할 때, 털에 붙은 먼지나 기생충, 기생충 알을 제거해 주는 역할도 한답니다.
그리고 고양이 피부에서 자연적으로 나온 유분을 털 전체에 고루 펴 발라 몸 전체를 방수로 만들어줘요. 그래서 강아지와 달리 고양이는 털이 물에 잘 젖지 않고, 자주 목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고양이 혀 돌기가 한쪽 방향으로만 나 있어
고양이의 실유두는 한쪽 방향(입 안쪽)으로만 나기 때문에, 고양이가 먹거나 핥은 사물은 다시 뱉기 힘들다고 합니다.
고양이 말고도 고양잇과 동물인 살쾡이, 사자, 퓨마, 호랑이에게도 실유두가 있는데, 이런 특성을 이용해 사냥감을 잡고 뜯어먹는 데 쓰인다고 합니다.
만약 집고양이가 실이나 비닐을 씹는 버릇이 있다면, 씹을수록 입안으로 이물질이 더 깊이 들어가기 때문에 집안 환경에 더욱 신경 써야 합니다.
고양이 혀, 단맛을 못 느낀다?
고양이 혀, 단맛을 느낄 수 없도록 발달해
고양이는 사람처럼 단맛이나 신맛, 짠맛, 쓴맛, 감칠맛 등 다양한 맛을 느끼지 못한다고 해요. 그중 고양이는 단맛을 느낄 수 없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고양이가 먹는 육류인 단백질엔 단맛이 거의 없기 때문에 단맛을 느끼는 감각 기관이 발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 다른 이유로 야생에서 고양이가 다양한 맛을 접하기 어려운 데다, 단백질의 맛만 느껴도 충분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 집 고양이는 빵이나 케이크처럼 달콤한 음식에 반응하는데?’라고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고양이는 혀로 단맛을 느낄 수 없지만, 달콤한 음식에서 나는 냄새를 맡고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고양이 혀 가장자리로 맛을 구분해
고양이는 단맛을 느끼지 못하지만 신맛과 쓴맛, 짠맛을 아주 잘 느낀다고 해요. 고양이가 음식을 먹었을 때, 음식에 독성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발달한 미각이라고 합니다.
고양이가 맛을 인지할 수 있는 부분은 실유두가 없는 혀의 가장자리에 위치해요. 혀의 앞 부분은 짠맛, 혀의 가장자리 부분은 신맛, 목구멍에 가까운 혀 안쪽 부분은 쓴맛을 느낀다고 합니다.
고양이 혀로 신맛, 쓴맛, 짠맛을 느껴
신맛은 고양이가 가장 잘 느끼는 미각으로, 음식이 상하거나 중독을 일으킬 만한 성분이 있는지 확인하는 역할을 해요. 특히, 육류에 들어있는 인산과 카르본산을 맛보고 음식이 위험하지 않다고 인식한다고 합니다.
신맛 다음으로 고양이는 쓴맛을 잘 느끼는데, 다른 동물들에 비해 쓴맛을 구별하는 능력이 뛰어나요. 쓴맛을 12가지로 구별할 수 있고, 사냥한 동물이나 음식이 신선한지 아닌지 확인할 때 쓰인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짠맛은 신맛과 쓴맛보다 비중이 적은 편이에요. 그래서 고양이는 짠맛을 생각보다 잘 느끼지 못한다고 합니다.
고양이 혀와 관련한 재미있는 사실
고양이 혀라는 프랑스 과자도 있어
프랑스에선 고양이 혀라는 뜻의 디저트인 랑그드샤(Langues de Chat)가 있다고 해요. 길고 납작한 쿠키나 초콜릿 바를 가리키는데, 고양이 혀처럼 생겼다고 해서 지어진 과자명이라고 합니다.
랑그드샤는 주로 남미나 아시아, 유럽에서 만들어 먹는 과자로,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과 함께 곁들여 먹는다고 합니다.
일본에서 뜨거운 음식을 못 먹는 사람을 가리켜
일본에선 고양이 혀와 관련된 관용구가 있다고 해요. 뜨거운 걸 잘 못 먹는 사람은 고양이 혀라는 뜻의 네코지타(ねこじた)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일본에선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뜨거운 걸 잘 먹지 못한다고 표현할 땐 ‘고양이 혀를 가졌다’ 또는 ‘고양이 혀예요’라고 말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영미권에선 할 말을 잃고 우물쭈물하고 있는 사람에겐 “A cat got your tongue(고양이가 네 혀를 가져갔다)”라고 말한다고 합니다.
언젠가 일본으로 여행 갔을 때 ‘저는 고양이 혀예요(わたしねこじたです, 와타시 네코지타데스)’라고 말해보는 건 어떨까요?